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는 북한의 ‘실제 행동’에 다가오는 한미 간 외교행보가 영향을 줄지가 주목된다. 북한이 한미의 메시지를 본 뒤 행동의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과, 이와 무관하게 ‘예정된 계획’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한미는 연합훈련 기간 중인 21일 외교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해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외교행보는 공교롭게도 북한이 강력한 수준으로 반발하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 기간 동안 이뤄지게 됐다. 북한이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의 북핵 수석대표가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을 예정인 것도 눈에 띄는 행보다.
북한은 이번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지난해와는 다른 차원으로 반발하고 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 3월에 이어 이번에도 담화를 내 우리 측의 ‘배신적 처사’를 언급하며 국가방위력, 선제타격 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에 이어 담화를 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한미가 ‘안보 위기’를 자처하고 있다며 관계 개선의 기회를 날리고 대결을 선택한 한미에게 “우리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다”라고 압박을 가했다.
이런 담화들로 인해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실제 행동’, 즉 군사적 도발 행위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 여기에 러시아까지 움직이는 행보가 나오는 것이 북한의 대응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것이다.
성 김 대표는 지난 6월 방한에서 북한에 ‘조건 없이 대화에 나와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부터 남북 정상 간 서한 교환도 있었다는 것이 지난 7월에야 뒤늦게 확인됐다.
성 김 대표가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방한하는 것은 과거 전례에 비하면 ‘잦은’ 발걸음으로 볼 수 있다. 북한과 미국, 또 우리 정부가 모종의 물밑 접촉을 또 진행 중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계산법은 다소 복잡해 보인다. 한미가 이번 연합훈련에 대해 ‘적대적인 훈련’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외교행보가 이뤄지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일단 상황을 지켜봐야 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요인이다.
북한은 지난 3월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 종료 후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다만 4월부터 남북, 북미 접촉이 이어지자 이후 도발을 멈췄다. 이는 ‘외교적 접근’이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편으론 북한은 올해 1월 당 대회에서 결정한 새 전략무기의 지속적 개발도 이어가야 한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새 전략무기를 시험할 명분이 되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때문에 한미, 한미러의 외교행보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예정된 계획’을 이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오는 25일 북한의 ‘선군절’이 다가오는 것도 북한의 무력 행동의 명분이 되는 부분이다.
지난 16일 시작된 연합지휘소연습(21-2-CCPT)은 26일 종료될 예정이다. 북한은 지난 10, 11일 연이은 담화 이후 남북 통신선을 다시 끊은 뒤 추가적인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 군 역시 아직까지는 북한의 ‘특별한 동향’이 감지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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