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文 싱크탱크 ‘국민성장’ 지원 얻어… 친문 끌어안기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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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성경륭 박능후 등 주요멤버
지난달 이재명지사 만나 대선전략 논의… “文정부 정책 계승 공감대 형성”
與 22일 의총서 경선연기 격돌
이재명측 “공부 안했다고 시험 연기”… 이낙연 “의견 수렴이 지도부 의무”

현장서… 정책으로… 발로 뛰는 與주자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사진)가 21일 경기 광주시민체육관에서 열린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광주소방서 김동식 119구조대장의 영결식에서 영결사를 읽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 사진)는 서울 중구 안중근기념관 강당에서 열린 온민정책포럼에 참석해 ‘따뜻한 정책, 국민의 삶을 지키는 
나라’ 피켓을 들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주택정책 기자회견에서 “공급 폭탄에 집중하겠다”며 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현장서… 정책으로… 발로 뛰는 與주자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사진)가 21일 경기 광주시민체육관에서 열린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광주소방서 김동식 119구조대장의 영결식에서 영결사를 읽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 사진)는 서울 중구 안중근기념관 강당에서 열린 온민정책포럼에 참석해 ‘따뜻한 정책, 국민의 삶을 지키는 나라’ 피켓을 들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주택정책 기자회견에서 “공급 폭탄에 집중하겠다”며 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정책공간 국민성장’(국민성장) 주요 멤버들이 본격적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돕고 나섰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참모들을 끌어들인 이 지사 측이 문 대통령의 정책 브레인들까지 흡수하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적자(嫡子)’라는 점을 선언하고 나선 것. 이 지사 측은 경선 연기론에 강하게 반대하며 본격적인 경선 채비에 나서고 있지만, ‘반(反)이재명’ 진영은 경선 연기 관철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 文 정책 핵심인 ‘국민성장’도 이재명 지원

21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민성장 주요 멤버 10여 명은 지난달 중순 이 지사와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향후 대선 전략과 주요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성장 추진단장 출신으로 대통령경제보좌관을 지낸 김현철 서울대 교수, 문재인 정부 정책의 핵심 설계자인 성경륭 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역대 최장수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박능후 전 장관 등이 참석했다. 여기에 민주당에서는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송재호 의원과 대통령사회정책비서관 출신인 민형배 의원도 함께했다.

2016년 10월 문 대통령을 돕기 위해 발족한 국민성장은 각계 전문가 500여 명으로 시작해 2017년 대선 직전에는 1500여 명 수준으로 늘었다. 국민성장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국민성장은 정권 출범 이후 공식 해체됐지만 분과별로 자발적인 모임은 지속됐다”며 “국민성장에 몸담았던 전문가 상당수가 이 지사를 돕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당시 간담회에 함께했던 한 참석자는 “다음 정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정책의 성찰과 계승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현재 공직자 신분인 (국민성장 출신) 인사들도 대선이 임박하면 순차적으로 이 지사 쪽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이 지사 측은 국민성장 인사들의 합류에 반색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 지사는 문정인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임동원 정세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과 함께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한주 경기연구원장 등 이 지사의 기존 정책 참모와 국민성장 인사들이 협업해 문재인 정부 정책을 계승, 발전하는 공약들을 앞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과 함께 ‘검찰을 생각한다’를 썼던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울시장 정책특보 출신으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정책 브레인이었던 서왕진 전 서울연구원장 등도 최근 이 지사 캠프에 합류했다.

○ 경선 연기 의총 앞두고 신경전 최고조

이 지사 측은 22일 경선 연기 여부를 논의할 의총을 앞두고 “경선은 예정대로 치러져야 한다”며 다른 주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계’의 핵심인 이규민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어린 학생들도 시험공부를 안 했으니 시험 날짜를 연기하자고 하지는 않는다”며 “한 나라를 경영하겠다는 분들께서 준비가 덜 됐으니 내가 이길 수 있을 때까지 연기하자고 해서야 되겠나”라고 했다.

반면 ‘반이재명’ 진영에서는 대선 주자들이 직접 나서 경선 연기를 촉구했다. 의총이 경선 연기를 논의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라고 보고 총력전에 나선 것.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으니 충정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것이 지도부의 의무”라고 했고, 정세균 전 총리는 “선거는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와 보조를 맞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경선을) 좀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총은 경선 연기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단위는 아니다”라며 “갈등이 격화로 가지 않도록 내일 의총을 통해 지도부가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일부 주자 진영에서는 의총을 뛰어넘어 당무위원회 사안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당 지도부가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재명#싱크탱크#국민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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