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P4G 평양 영상’ 제작업체, 수사 의뢰 검토”

뉴시스 입력 2021-06-18 17:43수정 2021-06-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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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성 파악 어려워 외부기관에 문의"…내주 결론
기획단, 세 차례 리허설에서 '평양 지도' 확인 못해
"B,C사 존재 몰라"…'관리 책임 방기' 기획단 문책 예고
외교부는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 영상에서 서울이 아닌 평양 위성사진이 사용된 것과 관련해 행사 대행업체를 수사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업체 관리와 영상 확인 책임이 있는 P4G 준비기획단 관계자 4~5명도 경중에 따라 엄중 문책하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문제 동영상이 단순 실수인지, 고의인지에 대한 업체 측의 설명이 납득되지 않은 면이 있어 외부 전문기관에 수사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A사에는 관리 책임을 분명히 해 손해배상 청구 등도 적극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P4G 개회식서 방영된 영상에는 2021년 P4G 2차 회의 개최지가 서울이라는 것을 알리는 화면에서 서울이 아닌 평양 대동강의 위성 사진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이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1일 P4G 정상회의 사후 합동 브리핑에서 “준비기획단에서 끝까지 세밀하게 챙기지 못한 실수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경위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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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 장관은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해 감사관실이 아닌 기획조정실로 격상해 조사를 진행토록 했다. 이에 기조실은 지난 4일부터 조사단을 꾸려 기획단 관계자, 업계 리스트를 확보하고 10일까지 서면 및 대면 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기조실은 지난 11일 정 장관이 G7 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으로 떠나기 전에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에 정 장관은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며 감사관실에 추가 조사를 지시해 14~17일까지 2차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개막식 영상은 행사 대행업체 A사가 B사와 외주계약을 체결하고, B사가 모션 그래픽 부분에 대해서는 C사와 공동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2월 조달청 입찰을 통해 A사와 47억8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후 A사는 B사에 3850만원을 주고 외주를 맡겼고, B사는 C사에 1600만원을 지급하고 모션 그래픽을 의뢰했다.

평양 지도가 포함되지 않은 개막식 영상은 5월19일 최초로 기획단에 보고됐으며, 당시 기획단은 동양 수목화가 들어가는 것은 방향성에 맞지 않다고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사가 B사에 전화해 ‘지구 영상을 추가하면 어떠냐’고 B사에 지시했고, C사는 5월26일 영상 구매사이트에서 문제의 영상을 다운로드했다.

영상 제목에는 ‘북한 위성 평양 영상(Zooming in from earth orbit to Pyongyang North Korea in East Asia)’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C사는 확인하지 못한 채 영상을 구입했고, B사와 작업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5월28일, 29일, 30일 세 차례에 걸쳐 리허설을 진행했지만 기획단은 논란의 장면이 서울이 아닌 평양 장면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당국자는 “상식적으로 파일명이 나와있는데, 영상만 보고 했다는게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외교부로서는 고의적으로 했다는 것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별도로 의견을 문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기관이 될 수도 있고, 감사원, 아니면 경찰이 될 수도 있다”며 “곧 장관에게 보고할 예정이고, 다음주 초에는 결론을 낼 것”이라고 했다.

이 당국자는 “A사가 누가, 언제 동영상에 대한 최종 승인을 줬는지 답변하지 못하고 있고, 실제 기획단측 누구에게도 영상 변경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며 “기획단 측도 3분 영상 중에 1.5초 분량의 평양 장면이 들어간 상황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획단 지휘 관리 책임자와 실무자 등 4~5명도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단은 실제 A사와만 소통하면서 B사와 C사의 존재 조차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당국자는 “기획단에 대해서는 영상물 내용 확인, 업체 관리 등 경중에 따라 책임을 엄중히 물을 예정”이라며 “5월25일 이후 최종 콘텐츠 점검이나 승인 자체가 기획단의 주 임무라는 점에서 관리 책임을 사실상 방기했고, 개막식 영상물만 별도로 시사회나 평가회를 했어야 했는데, 민간 행사 업체에 일체 위임하는 중대한 귀책 사유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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