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만에 韓美 민주당 대통령 회담… ‘가톨릭-변호사’ 닮은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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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방미]文대통령-바이든 케미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미국행 공군 1호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김정숙 여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일정이 축소되면서 이번에는 함께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오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한다. 성남=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미국행 공군 1호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김정숙 여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일정이 축소되면서 이번에는 함께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오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한다. 성남=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오후 3박 5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공군 1호기에 탑승하기 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이 한반도를 잘 알고 있어 대화가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방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단독·확대회담 등 바이든 대통령과 3시간 이상 만난다. 두 정상이 처음 만난다는 점에서 어떤 화학적 결합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정상 간 ‘케미스트리’가 양국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별다른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변호사 출신이고 가톨릭 신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어 문 대통령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가톨릭-변호사-진보 진영 공통점
청와대는 김대중 정부와 빌 클린턴 미 행정부가 겹쳤던 1998∼2001년 이후 20년 만에 한미 모두 진보 계열 정당 대통령이 호흡을 맞추게 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마지막 회담은 2000년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대화를 나눌 가능성도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2007년 자서전에서 김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2001년 상원 외교위원장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해 김 전 대통령과 오찬 때 “넥타이가 멋지다”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이 즉석에서 넥타이를 풀어 선물하기도 했다.

두 정상 모두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문 대통령은 묵주 반지를 항상 끼고 다닌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가톨릭 신자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주변에 말해 왔다. 문 대통령은 학생운동으로 투옥돼 군 입대 뒤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문 대통령이 경남 양산의 자택에서 비공개로 휴가를 즐기듯 바이든 대통령도 주말엔 가끔 워싱턴을 떠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에서 보낸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 예측 불허에 즉흥적인 성격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달리 문 대통령이 토론과 설득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 중국-북한 문제 온도차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고 부통령, 외교위원장 등 경륜이 풍부한 베테랑 정치인이자 외교 전문가다. 문 대통령은 20년 넘게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 근무하기 전까진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포용정책을 지지했던 과거와 달리 북한의 핵능력 증강을 심각하게 보고 대화뿐 아니라 억지와 제재를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자극하지 않으려는 중국에 대해서도 강경하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미중 사이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간 협의체) 동참 등 예민한 이슈를 문 대통령 앞에서 직접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공동취재단·권오혁 기자
#韓美 민주당 대통령#회담#가톨릭#변호사#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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