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재보선 승리하자 ‘도로 한국당’ 되나?

고성호 기자 입력 2021-04-23 11:38수정 2021-04-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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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논란
김종인 떠난 뒤 '리더십' 공백 상태 지속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뉴스1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돼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모든 역사적 과정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한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당의 과오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보수정당 대표로서 처음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당의 과거사를 매듭짓겠다는 의미였다.

이어 국민의힘은 4개월 뒤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했고, 김 위원장은 이달 8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고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다시 사분오열할 것”이라며 당을 향해 뼈 있는 충고를 남기고 떠났다. 국민의힘이 혁신과 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이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재·보궐선거 다음날인 이달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해 의원들과 퇴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실제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끝난 뒤 국민의힘이 혼란을 겪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둘러싼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고, 차기 당 대표 일정도 잡지 못하는 등 리더십의 진공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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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론은 대체적으로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에 출마한 김태흠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죄의 유무를 떠나 과거에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전직 대통령도 이렇게 감옥에 오래 있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지금 감옥에 있으니까 사실은 국격에도 문제가 있다”며 “문재인 정권이 이제 1년 남지 않았다. 국민의 화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사면이 됐든 가석방이 됐든 무슨 조치가 있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권성동 김기현 유의동 의원도 사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21일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사면을 제안했다.

이명박·박근혜 '사면 논란'에 빠진 국민의힘
사면론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당성 논란으로 번졌다. 서병수 의원은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나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고 발언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사면론과 관련해 “다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있다. 뉴시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보궐선거가 끝난 지 불과 2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한다”며 “당 지지자들이 사면을 원하지만 동시에 많은 젊은이들이 배신감을 느낀다. 문재인 정부에서 좌절을 겪는 젊은이들은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고 명령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사면과 관련해 “그것과 우리 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연결될 수 없다”며 “당이 공식적으로 요구하지 않았고, (사면은) 사법 체계 안에서 대통령이 결단하는 고유권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 퇴임 이후 당 지도부 공백 상태가 지속되면서 당내 혼선이 심화되고 있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차기 당권을 놓고 영남권과 비영남권, 중진과 초선의 대립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촉구 공동선언’에서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주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로 있을 동안 직책 수행 외에 어떤 다른 일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당이 어떤 직책을 가지고 다른 의도로 하는 것 때문에 시비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전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주 권한대행의 출마가 예상되는 가운데 조해진 의원은 이날 당 대표 후보군 중에서 처음으로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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