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기소 ‘키’ 쥔 조남관 총장 권한대행의 최종 결정은?

이태훈기자 입력 2021-04-21 11:56수정 2021-04-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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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기소 여부가 차기 검찰총장 인선에 주요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역시 총장 유력 후보로 이 지검장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키를 쥐게 된 조남관 대검 차장의 향후 행보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 중도 사퇴 이후 총장 권한대행으로서 검찰을 이끌고 있는 조 차장이 이 지검장 사건 처리를 놓고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차기 총장 인선 구도는 물론 정국에 미치는 이번 사건의 파장 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 지검장의 수사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는 거의 마무리돼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부장검사)이 대검 지휘부의 최종 기소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 지검장이 2019년 6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불법 출금 사건 수사를 중단시키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과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이 지검장은 여러 차례 입장문을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한 상태다.

지난주에는 조 차장이 기소 방침을 보고한 수사팀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린 이후 이 지검장을 기소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 바 있다. 이 경우는 기소가 임박한 이 지검장이 후보추천위가 법무부 장관에게 올리는 총장 3인 후보에서 배제되고, 검찰은 대통령 인사권을 제약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이 지검장을 기소할 것이란 예상이 들어간 시나리오였다. 재·보선 참패 후유증을 수습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으로서도 ‘기소되는 총장 후보’라는 초유의 사태를 피할 수 있는 무난한 인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일주일가량 시간이 지나는 동안 조 차장을 비롯한 대검 수뇌부가 이 지검장 기소 여부에 대한 명확한 방침을 내놓지 않으면서 수사와 총장 인선 구도가 모두 유동적인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소에 반대한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소를 승인한다는 공식 지휘를 한 것도 아니어서 수원지검 수사팀도 다음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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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이 지검장과 함께 대표적인 ‘친여 성향’ 검사로 알려진 조 차장은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으나 지난해 말 무산된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반기를 든 이후 정권과 부딪히는 민감한 사안에서 잇따른 소신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차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문 대통령이 대통령민정수석과 비서실장으로 재직할 때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으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현 정부 들어서는 국가정보원 감찰실장 겸 ‘국정원 적폐 청산 TF’ 팀장으로 임명돼 국정원 개혁을 이끌었고 이후 검찰로 복귀해 서울동부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으로 중용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지검장 기소 여부에 대한 대검의 결정이 지연되는 사이 이 지검장이 총장 3인 후보에 포함될 경우 기소를 앞두고 있는 검찰의 부담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부담을 줘서도 안 되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법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는 조 차장이 이 지검장 기소 문제를 어떻게 결론 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 차장은 20일 신임 부장검사 리더십 교육을 받고 있는 검사 30여명과 만나 향후 자신의 행보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는 “영화 ‘명량’에서 ‘전장에 있어 장수의 의리는 충성에 있고 그 충성은 임금이 아닌 백성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씀처럼 수사에 있어 검찰의 의리는 정의에 있고 그 정의는 권력자가 아닌 국민을 향해 있어야 한다”며 “검찰이 지향해야 할 가치는 오로지 ‘국민을 위한 정의와 공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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