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들렀다 한국 오는 러 외교장관…‘중러 연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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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2일 0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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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방한에 이어 이번 주에도 한반도 주변국들의 치열한 외교전이 계속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중국 방문 뒤 오는 23일 한국을 찾는 것이다.

외교가에선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한을 통해 중국·러시아 양국이 추구하는 ‘대미 공동 전략’의 일면을 엿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오는 23일부터 사흘 간 일정으로 방한한다. 라브로프 장관의 방한은 지난 2009년 4월 남북한 연계방문 이후 12년 만이다. 그만큼 러시아 외교장관의 방한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여파로 각국 인사들이 외국 방문 일정을 최소화 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 간의 한러 외교장관 회담은 방한 마지막 날인 25일로 예정돼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에 앞서 24일엔 올해 양국 외교부 주관으로 열리는 ‘한러 상호교류의 해’ 행사 개막식 참석이다. 양국 외교부가 주관하는 수교 30주년 기념 ‘한러 상호교류의 해’ 행사는 당초 작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연기됐고, 이에 양국은 ‘한러 상호교류의 해’를 올해까지 1년 연장하기로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한국 방문에 앞서 22~23일 이틀간은 중국을 찾아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한다. 중러 양측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지난 18~19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중러 양측은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추구하는 ‘민주주의 동맹국’ 규합에 맞설 공동 대응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지난 15~18일 일본과 우리나라를 잇달아 방문해 미일동맹 및 한일동맹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했다.

이웅현 고려대 융합연구원 교수는 “중국이 지난주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당당한 입장을 보였다고 해도 실은 타격을 입은 부분이 많다”며 “중국은 (미국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와 연대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러시아 입장에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의 2019년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에 따른 군비경쟁 돌입엔 큰 메리트(이점)이 없다”며 “미중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중러 양국이 연대를 더 강화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미 정부가 동북아시아 및 유럽 지역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추가 배치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라브로프 장관이 이번 방한을 계기로 중국 측의 메시지를 한국에 대신 전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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