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 상대방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넘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이다. 단일화에 대한 자신감이 일정 부분 투영돼 본격적인 본선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회의’에서 자신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 “이야기가 안 되는 것을 하려다보니 박영선 후보가 애처롭고 처량해 보인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막바지 공세가 도를 넘은 거 같지만 10년 전 곰탕 흑색선전으로 뭔가 해보려는 것을 보니 ‘내가 10년간 깨끗하게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며 “그럼에도 긴장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박 후보 캠프 측과 민주당은 투기 의혹이 불거진 처가 소유의 서울 내곡동 부지의 그린벨트가 노무현 정부 당시 해제됐다고 해명한 오 후보의 입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언론 보도를 근거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박 후보 대변인인 천준호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오 후보는 거짓 해명을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이 거짓 해명에 대해 오 후보는 서울시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급기야 같은날 진행된 단일화 TV토론회에서 땅 투기 의혹은 안 후보가 오 후보를 공격하는 소재로 사용됐다.
안 후보는 “공직자 재산신고에 분명히 기재하게 돼 있는데 이 땅을 정말 몰랐냐”며 “설명한 내용 중에 어떤 거짓이 밝혀지면 책임을 질 것이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제가 관여했거나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면 저는 바로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답했다.
‘사퇴 카드’를 꺼내들면서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확실히 밝히고 단일화 후 본선까지 불필요한 논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오 후보가 박 후보 측의 공세에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자 당에서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후보단일화 실무협상팀원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 후보에게 문제를 제기하려면 박영선 후보가 일본 동경에 집 산 거, 일본 정부에 세금 내고 있지 않느냐”며 “정말 토착 왜구는 박 후보다”라고 역공에 나섰다.
성 의원은 이날 오전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청회에서도 여당 의원들이 오 후보의 땅 투기 의혹을 계속해서 거론하자 “공직자로 취임하기 이전에 용역이 이뤄졌고 지구지정이 됐고 검토가 이뤄졌고, 서울시장 취임 후 이 문제에 대해서 국가가 필요해서 이 땅을 수용한 것”이라며 “이게 어떻게 이해충돌이 되느냐”고 방어에 나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