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여정 담화, 美에 입맛 맞는 대북정책 들고 나오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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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17일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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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 힘 의원.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태영호 국민의 힘 의원.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북한 고위급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대미·대남 총책인 김여정의 담화와 관련해 “‘임기 말기’와 ‘앞길’이라는 단어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북한의 요구와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반영하라는 의미이고, 이를 무시하면 영향력을 행세하겠다는 말”이라고 짚었다.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담화를 지적하며 “김여정이 우리 정부에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태 의원은 김여정의 담화에 대해 “한미연합훈련을 명분으로 한, 대미 메시지 전달이 주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사실 컴퓨터 게임 정도로 격이 낮아진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한도 별다른 중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연합훈련과 관련해서는 진작 메시지가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첫 경고 메시지인 점을 지적하며 “이것이 이번 담화의 목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리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에 ‘시작부터’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대북정책을 들고 나오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대미 메시지가 짧았다. ‘4년 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가 전부였다“면서 “‘이 짧은 메시지’로 아직까지는 조심스럽고 신중한 북한의 입장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번 담화가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나온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번 담화는 북한이 블링컨 장관의 방한에 맞춰 다시금 기존의 입장을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한 것일 뿐”이라며 “아직까지 북미 사이에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하나도 없다. 오늘부터 내일까지의 블링컨 장관의 메시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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