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김병준, 총선 때 살신성인…탁한 정치판의 상록수”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12일 1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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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 최근 총선 회고록 출간
"총선 가시밭길 자청…내 세속적 판단 부끄럽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최근 총선 회고록 ‘총선 참패와 생각나는 사람들’을 출간해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지난 총선을 통틀어 가장 무겁게 호출해야 할 이름”이라며 “그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지난해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김형오 전 의장은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며 김병준 전 위원장도 세종을로 공천했지만, 김 전 위원장은 낙선했다.

김 전 의장은 회고록에서 김 전 위원장을 “정치판에서 순수하고 합리적인 길을 지향하고 있는 신사이면서 학자”라며 “자기를 던질 줄도 안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살신성인의 길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또 “대구에서는 민원성 출마요구가 잇따랐지만 단호히 거절하고 줄곧 가시밭길을 자청했다”며 “황교안 대표가 종로출마를 숙고하자 당에서 원하면 종로출마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 지역에서 20년간 거주해서 해볼만 하다고 했다. 그에게서 장수의 기개를 느꼈다”고 전했다.

당시 황 대표가 종로출마를 선언하자 또 다른 험지인 세종 출마를 자원한 데 대해 김 전 의장은 “종로 양보의 댓가로 강남같은 양지를 요구해도 숙고해야 할처지였는데 나의 세속적 판단력을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선거판이니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는 당선보다 국민과 정치 지망생에게 어떤 가치와 메세지를 전할까를 먼저 생각하는듯 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해 “학자라 하기에는 너무 대담하고 정치인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양심적”이라고 평가한 김 전 의장은 “그는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도 단 적이 없고, 당이 가장 어려웠던 시절 비대위원장을 8개월 맡아 수고만 했다”며 “당의 혜택을 받기는커녕 당이 그에게서 신세만 졌다”고 했다.

이어 “험지에 출마해야 할 마지막 사람인데 맨먼저 손을 들었다”며 “이기적이고 탁하고 거친 정치판에서 김병준은 늘푸른 나무, 상록수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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