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손흥민-케인”…오세훈·안철수, ‘서울시 공동운영’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1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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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1.3.8/뉴스1 (서울=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1.3.8/뉴스1 (서울=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0일 2차 회동에서 ‘서울시 공동운영’에 합의했다. “보수-중도 세력이 함께 서울시를 운영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단일화 이후 보수와 중도와 진영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다.

안 후보는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와 정책협의팀(구성)과 서울시 연립정부에 대해 공감했다”면서 전날 회동 결과를 전했다. 안 후보는 또 오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 “손흥민 선수에겐 케인이라는 훌륭한 동료가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프리미어축구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 선수와 동료 케인은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울 만큼 최고의 호흡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후보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큰 틀에서 서울시 공동 경영을 어떻게 할지 의견 접근을 했다”며 “양당이 정책협의팀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양당이 구체적인 정책을 공유하는 게 믿음직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언급한 서울시 공동 운영은 앞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등이 시도했던 ‘상대 진영 인사 기용’과 같은 방식의 인적 구성뿐만 아니라 서로의 정책을 공유하는 게 핵심이다. 부동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책 등 각 분야에서 양측이 정책을 협의해 나간다는 구체적인 구상도 있다. 특히 두 정당의 전략 라인에서는 “서울시 공동운영이 향후 야권의 재편과 무소속 금태선 전 의원 등 제3지대 흡수 및 대선 플랫폼 마련까지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두 후보는 2차 회동에서 비전 발표회 개최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양측이 각자 10~15분가량 자신들의 정책을 발표하고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응하는 방식이다. 양자간의 토론은 아니지만 여러 차례 토론을 원하는 오 후보 측과 토론을 최소화하려는 안 후보 측이 절충해 내놓은 방안으로 보인다. 이르면 12일, 늦어도 14일 전에는 한 차례 비전 발표회를 열고 TV토론을 1차례 실시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18일 전에 가급적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일정으로 가닥을 잡았다.

양측이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 룰 합의에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8, 9일 서울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는 0.1%포인트 차이의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후보 선호도에 대해 오 후보가 38.4%, 안 후보가 38.3%로 조사됐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도 오 후보 44.3% 대 박 후보 39.5%, 안 후보 44.9% 대 박 후보 37.0%로 두 후보 모두 박 후보에 앞섰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치열한 접전 상황이라 최종 단일화 결과가 오차범위 내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결국 적합도나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 문구를 절충하는 방향으로 여론조사 문항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지층이 많이 응답할 수 있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오차범위 내에서 결과가 나올 경우에도 전적으로 수용할지 등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경석기자 coolup@donga.com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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