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이 코로나19 컨트롤타워?…백신보급 등 향후 역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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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4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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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 뉴스1
김여정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 뉴스1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고삐를 쥐는 동시에 오는 5월까지 국제기구로부터 백신을 지원 받을 예정이다. 이러한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속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지난 4일 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는 북한에 올 5월까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170만4000회분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 당국이 직접적으로 국제사회에 백신을 요청한 것으로, 이를 지원 받기 위해서 북측 내부적으로도 일부 준비가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백두혈통’이자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의 코로나19 백신과 관련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 방역 문제나 백신 공급·접종 등 배분 문제를 맡고 있는 기관은 ‘보건성’이다.

앞서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백신 공급·접종, 물품 조달, 지침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한 것은 보건성이었다. 또 지난 1년간 주기적으로 북한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는지 여부를 WHO에 보고해 온 것도 보건성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보건성 활동의 배후에는 김정은 총비서나 김여정 부부장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이 유일영도 체제나 백두혈통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속 김여정 부부장의 역할이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코로나19와 관련해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목소리를 냈었던 일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해 2월 8일 담화를 통해 “남조선 외교부 장관 강경화가 중동행각 중에 우리의 비상방역 조치들에 대하여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면서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강 전 장관이 당시 중동지역 국제안보포럼에서 “코로나가 북한을 더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러한 정황을 두고 김여정 부부장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김 부부장이 대남 총괄을 맡고 있기 때문에 강 장관 발언에 직접 대응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최근 김 부부장은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지만, 사실상 그의 위상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정보당국 및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월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정치국 후보 위원에서 제외되고 지위가 조정됐음에도 실질적인 위상·역할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이후로도 정보 당국은 코로나19 백신을 받기 위한 북한의 동향, 국경 봉쇄 완화 여부는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여정이 코로나19 백신 관련 총괄업무를 맡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김 부부장이 열병식에 등장하는 등 활동을 종합해 보면 후보위원으로 강등됐음에도 그의 위상은 변화 없이 공고한 상황”이라면서 “당 대회에서 조직 비서나 국제 비서 등을 인선했지만 대남비서를 인선하지 않은 것은 김 부부장의 역할을 인정한다는 것”이라면서 여전히 대남 및 대미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코로나19를 백신과 관련해 추후 실무적인 수준의 일만 남은 것으로 보아 김 부부장이 백신 문제를 총괄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추후 미국의 대북 전략 등이 마무리될 때 대남 또는 대미 메시지를 내며 김 부부장이 화려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김여정 부부장이 코로나19 업무와 관련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확인해드릴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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