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北-美협상 발판 놓을 ‘평창 시즌2’ 구상 흔들

최지선 기자 , 황형준 기자 입력 2021-01-23 03:00수정 2021-01-2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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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와 동시 개선 기회 기대
올림픽 무산땐 중재역할 어려워
촉각 세우며 “결정된건 없지 않나”
일본 국내외에서 도쿄 올림픽 취소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청와대와 외교당국이 긴장감 속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이를 계기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중재해 ‘평창 올림픽 시즌2’를 만드는 동시에 한일관계도 개선해 보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암초를 만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2일 “도쿄 올림픽 취소 여부는 따로 확인된 게 없다”면서도 “취소되면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도쿄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한 외신 보도를 주시하면서 일본 정부의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올해 도쿄 올림픽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대회로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도록 협력하면서 한일관계 개선과 동북아 평화 진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4일 강창일 신임 주일대사에게 임명장을 주면서도 “도쿄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필요하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도쿄 올림픽 개최에까지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은 도쿄 올림픽을 제2의 평창 올림픽으로 만들려는 구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2월 평창 올림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참석하면서 그해 3월 남북 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였다. 당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한 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전하면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이번에도 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중재해 보겠다는 것. 2018년 북-미 간 중재에 깊숙이 관여한 정의용 전 실장을 이번에 외교부 장관으로 기용한 것도 이런 복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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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쿄 올림픽이 취소되면 북한이 올림픽 참여를 명분으로 국제사회에 나올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에 북-미 간 중재에 나서기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도쿄 올림픽 개최를 적극 지원하면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로 꽉 막힌 한일관계를 풀어보려던 구상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8일 서울중앙지법이 내린 위안부 피해자 승소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가 항소하지 않아 23일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일본 측 소식통은 “23일을 중요한 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때까지 위안부 판결과 관련한 한국의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이후 일본이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신임 주한 일본대사의 부임 연기,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의사 표명 등이 거론된다.

최지선 aurink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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