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이 성교육 기회면 살인은 생명존중 학습 기회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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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정옥 장관 발언 비판

야당이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내년도 여가부 소관 예산안 심사가 파행됐다. 이 장관은 최근 ‘보궐선거는 성(性) 인지 학습 기회’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 장관이 1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산안 제안 설명을 하러 발언대에 오르자 국민의힘 여가위 간사인 김정재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제동을 걸었다. 김 의원은 “박원순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한 (이 장관의) 미온적인 태도나 횡설수설 발언에 무능한 건지 의지가 없는 것인지 의아했는데 어떻게 생각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추행이 성교육을 학습할 기회라면 음주치사는 음주운전 방지를 학습할 기회, 살인은 생명 존중을 학습할 기회냐”며 “이런 장관과는 1조2000억 원의 예산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여당도 이례적으로 야당을 거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대표)은 “(장관이) 피해자의 일상 복귀를 위해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시각이 크다”고 했다. 결국 정춘숙 여가위원장은 회의 시작 10분 만에 15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여가위 소속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정회 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외면하는 장관과 함께하는 여가부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장관은 5일 국회에서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비용 838억 원에 관한 질문을 받자 “국민 전체가 성인지(감수)성에 대해 집단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해 비판을 받았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이정옥#국민의힘#발언#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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