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반어법 “죄송” 했는데…진지한 김남국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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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2일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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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단국대학교 교수(왼쪽)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동아일보DB, 뉴스1
서민 단국대학교 교수(왼쪽)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동아일보DB, 뉴스1
‘조국흑서’ 공저자 서민 단국대 교수가 진보진영을 비꼬며 한 ‘사과문’을 ‘조국흑서’ 집필진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진지한 ‘사과’로 받아들였다.

서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고인 이용해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현실에서 살아있는 사람들이 실체적 진실에 눈을 감고 곡학아세하는 게 답답해, ‘고인 이용권이 저쪽 진영만의 권리’인 것도 망각한 채 절대 언급조차 하면 안 되는 고인을 소환해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소크라테스는 물론, 죽은 사람은 일체 소환하지 않겠다”고 했다.

서 교수는 지난달 31일 고(故) 신해철 씨를 추모하면서 “신해철이 지금 살아 있었다면, 현 정권의 작태에 누구보다 분노했을 것”이라고 했다가, 여권 지지 성향 누리꾼들에게 ‘고인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서 교수는 사과의 형식을 빌어 ‘고인 이용권이 저쪽 진영만의 권리’라며 비꼰 것이다.

사진=서민 단국대학교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서민 단국대학교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그러나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민 교수님, 빠른 사과 잘 하셨다. 대학 교수가 직업 정치인은 아니잖습니까”라며 진지한 어투로 사과를 받아들였다. 서 교수의 사과를 풍자가 아닌 진심으로 이해한 것이다.

김 의원은 “교수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의 여러 현안에 대해서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교수님의 최근 행동들은 너무 경박하고 눈살을 찌푸려지게 했다”며 “저는 서 교수님이 제2의 변희재 씨, 진중권 씨 보다는 이상돈 교수님, 최장집 교수님 같은 분이 되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 묵직하게 행동하시면 좋겠다”며 “항상 타인에 대해서 예의를 지키며, 지나친 풍자와 조롱은 삼가시면 좋을 것 같다. 좋은 하루 되시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사과문이 깔끔하지는 않다. 진심이 담겨야 하는데…”라며 말을 끝마쳤다.

그러자 한 누리꾼이 “(서 교수의 발언이) 사과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아이고 (서 교수가) 그렇게 사과를 하셨느냐. 사과를 하셨다는 말만 들었는데…”라고 답했다. 서 교수의 발언을, 김 의원이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문장 그대로 받아들였다가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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