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훈 방미 두고 “상전 비위 맞춰…배신이며 우롱” 맹비난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29일 0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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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청와대 제공) 2020.10.16/뉴스1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청와대 제공) 2020.10.16/뉴스1
북한은 29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한 데 대해 “상전의 비위를 맞춘 것”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리경주’라는 개인 필명의 기사에서 “얼마 전 남조선의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이란 자가 비밀리에 미국을 행각하여 구접스럽게 놀아댔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서 실장은 지난 13~16일 미국을 방문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을 만나 면담했다. 통신은 이를 두고 “최근 삐걱거리는 한미 동맹 불화설로 심기가 불편해진 상전의 비위를 맞추느라 별의별 노죽을 다 부리였다”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서 실장이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는 단순히 남북만의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남북관계는 미국 등 주변국들과 서로 의논하고 협의해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얼빠진 나발까지 늘어놓았다”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북남관계는 말 그대로 북과 남 사이에 풀어야 할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외세에 빌붙거나 다른 나라 그 누구와 논의하고 도움을 받아야 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서 실장의 발언은 “6·15공동선언과 그 실천 강령인 10·4선언,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남조선 당국의 공공연한 부정이고 배신이며 노골적인 우롱”이라고 규정했다.

서 실장을 직접 겨냥해 “북남관계 문제에 수십 년 동안이나 몸 담아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북남 사이의 모든 문제를 푸는 근본 열쇠가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데 있다는 것을 과연 모른단 말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외교안보 관계를 주관한다는 안보실장의 사고와 처신이 이 정도이니 미국으로부터 무시와 냉대, 수치와 망신을 당하고 행각 도중에 쫓겨온 모양새를 연출한 것도 별로 이상할 것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서욱 국방장관이 방미 당시 미국으로부터 양국 국방장관의 기자회견 취소 통보를 받은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대남 비난을 재개한 것을 두고, 다가온 미국 대선에 대비해 한미 간 대북 공조 움직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코앞에 닥친 미국 대선 이후를 대비해 우리 정부의 향후 대미 정책 방향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면서 “미국 대선 이후 들어설 신정부에 대해 당당하게 처신해 남북관계의 자율성을 확보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 복원은 기대하지 말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미국 대선 결과와 그 이후의 한미관계, 향후 한미 간 대북정책의 공조 문제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면서 “향후 우리 측이 중재자를 자처하면서 미국을 설득하지 못하고 외세에 굴종적인 태도를 보일 것에 대한 우려를 미리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남북관계 단절과 경색이 더욱 장기화될 경우 책임을 남측에게 전가하려는 명분 쌓기용 입장 표명”이라며 “미국 대선 이후 새 당선자와 북미관계 진전 등에 있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야 하는 북측 입장에서는 한미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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