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27번 윽박질러” “의원님 대단”…秋 대응에 野 발끈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12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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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 취임 후 첫 국감…野 '거짓말' 논란 집중 부각
秋 "언론 가세 야당 증폭…장편소설 쓰려했구나 생각"
윤한홍 "국회서 거짓말 27번" vs 秋 "27번 윽박질러"
당직사병에 사과 요구하자 "국민께 심려 끼쳐 송구"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 태도가 논란을 빚었다. 이 때문에 여야가 충돌하면서 법사위 국감은 두 차례나 파행을 겪기도 했다.

추 장관은 취임 후 처음 치르는 국감에서 보좌관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불거진 ‘거짓말’ 논란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아울러 답변 과정에서 “장편소설 쓰려고 했었나”, “27번 윽박질렀죠”, “의원님도 대단하십니다” 등의 발언으로 야당의 원성을 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장관의 이같은 태도를 문제 삼았으나 “정책 질의를 하라”는 윤호중 법사위원장의 경고와 여당 의원들의 추 장관 엄호에 막혀 야당의 공세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오전 국감에서의 파행은 전주혜 의원이 거짓말 논란과 관련해 추 장관에 사과를 요구한 게 발단이 됐다. 추 장관의 답변이 나오기도 전에 여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막아 여야가 충돌, 40분 만에 감사가 중지됐다.

오후 국감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 장관의 ‘거짓말’ 논란을 집중적으로 거론하자 추 장관이 발끈하면서 설전을 벌였다.

추 장관의 답변 중 문제가 된 첫번째 발언은 ‘장편 소설’이었다.

‘장편소설’ 발언은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 장관 아들의 병역 논란과 관련해 지난 7월 서울동부지검이 불기소 판단을 보고했으나, 대검찰청이 결론을 미뤄달라고 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한 견해를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추 장관은 “간단한 사건인데 크게 키우려고 언론이 가세하고 야당이 이를 증폭시켰다”며 “아홉달간의 전말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어처구니없고, 정말 장편소설을 쓰려고 했구나(생각된다)”라고 했다.

두번째 발언은 ‘27번이나 윽박질렀다’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과 설전에서 나왔다.

윤한홍 의원은 “수사결과가 발표됐지만 그렇더라도 장관님이 국회에 와서 했던 거짓말은 검사들이 참말로 바꿔줄 수 없다. 그 거짓말은 국회 영상이나 속기록에 다 남아있다”며 “그러면 오늘 국감장에서는 장관이 쿨하게 사과를 할 줄 알았는데 거짓말한 적 없다고 끝까지 우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얼마나 강심장을 가지고, 뻔뻔한 얼굴을 가지고 있나”라고도 했다.

윤 의원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9월 한 달 동안 국회에 와서 한 거짓말 횟수가 27번”이라며 발언을 이어가려 하자 추 장관은 이를 막고 “27번이나 윽박질렀죠”라고 맞대응했다.

윤 의원이 목소리를 높여 “들어보세요”라고 하자 추 장관은 “27번이나 윽박질렀죠”라는 답을 되풀이했다.

윤 의원이 추 장관을 향해 “참 대단하다”고 하자 추 장관은 “네 대단합니다”라고 했고 윤의원이 다시 “대단한 양반”이라고 혼잣말하자 추 장관은 “대단하십니다. 의원님도”라고 거듭 맞섰다.

두 사람간 언쟁이 심화되자 위원장은 “감사위원께서 호통만 쳐서 제대로 된 답변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경고를 줬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해 추 장관의 답변을 계속해서 문제삼았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추미애 장관 거짓말 논란은 오늘 국회에서 처음 이야기하는 건데 여당 의원들은 질의를 막아버렸다”면서 “추 장관이 27번 거짓말 논란을 지적하자 27번 윽박질렀다고? 그렇다면 정회하고 속기록 다 뒤져서 누가 누굴 윽박질렀는지 다 검증하자”고 제안했다.

장제원 의원도 발언권을 받아 “추 장관이 거짓말 논란이 있은 후에 국회에서 처음 답변하는 건데, 그러면 최소한의 유감표명만 했다면 계속 공방이 안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또 야당 의원의 당직사병에 대한 사과 요구에는 ‘대국민 사과’로 대신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에는 25일 당직사병의 진술을 증명하는 증거물을 제출하기도 했는데 장관님께서는 당직사병에 대해 국민적 거짓말쟁이로 몰아 악성댓글 문자 폭탄으로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관이 아직까지도 사과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장관의 정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한 젊은이의 인생을 망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에서 철저한 수사를 거쳐 실체를 규명하고 증거에 따라 무혐의 처분한 걸로 안다”면서 “그래서 제 아들과 관련한 사안은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하고 정책국감이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더 이상 의원님의 지엽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면 피차 똑같아지기 때문에 저는 (답을) 삼가도록 하겠다”며 “제 아들 문제로 오랜 기간 심려를 끼친 점 국민들께 송구하다. 이것으로 저의 답변을 갈음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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