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쏜건 아니라며… 남북관계 개선 기대 쏟아낸 정부 부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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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병식]靑 “관계복원 주목”에 릴레이 입장문

초대형 방사포-‘북한판 이스칸데르’도 공개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발사대 5개의 5연장 초대형 방사포(왼쪽 사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도 이날 처음 등장했다. 노동신문 뉴스1
초대형 방사포-‘북한판 이스칸데르’도 공개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발사대 5개의 5연장 초대형 방사포(왼쪽 사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도 이날 처음 등장했다. 노동신문 뉴스1
청와대가 11일 오전 10시 반부터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연 뒤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고 밝히자 정부 부처들은 일제히 ‘남북 대화 복원’ ‘환경 조성’ ‘주목’ ‘기대’라는 표현을 써가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대미, 대남 공격용 무기들을 공개한 것에 대한 유감보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 유화 메시지에 대한 기대감에 무게를 뒀다는 비판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이 ICBM를 공개했으나 시험 발사하지 않은 점 △김 위원장이 “우리 군사력이 그 누구를 겨냥하게 되는 것을 절대 원치 않는다”고 언급한 점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남녘 동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남북 관계 복원 의지를 담은 점 등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어업지도원 피살 사건을 의식해서 ‘사랑하는 남녘 동포’ 표현까지 쓴 것 아니겠냐. 지난달 보낸 친서보다도 감성적 표현이 담긴 것”이라며 “긍정적인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NSC 회의에는 서 실장 외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외교부는 청와대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북한이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 복원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에 주목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9월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종전선언과 동북아방역보건협력체 구상 제안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실질적 진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북한이 대화에 조속히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극복과 관련해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남북 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주목한다”며 “이러한 연설 내용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북한이 새로운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 등을 공개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새롭게 공개된 북한의 무기체계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우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군사력을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하며 9·19군사합의의 완전한 이행 등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에 호응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여당도 반색하긴 마찬가지다. 10일 열린 북한 열병식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의 NSC 개최 이후인 11일 오후 허영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 김 위원장의 ‘남녘 동포’ 발언에 대해 “멈춰 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겠다는 우리의 의지에 화답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국 본토는 물론 전 세계 어디든 북한 미사일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의원도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다시 남북 협력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발언”이라며 “종전선언은 ICBM, SLBM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조치로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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