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인물난 야권-김종인 등판?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고성호 기자 입력 2020-09-15 11:58수정 2020-09-1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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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준비를 마치면 소임은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6월 2일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총회장에서 전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김종인 위원장은 차기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이어 “2022년 3월 9일으로 예정된 대선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 당이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치가 균형 잡힌 발전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밝지 못하다”며 “개인적인 특수한 목적을 위해 자리를 맡은 건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당을 혁신한 뒤 임기가 끝나는 내년 4월 물러날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이 나돌았다.

그래픽 강동영 기자 kdy184@donga.com

그런데 최근 당내에선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게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다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경우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계속 맡으며 직접 대선에 등판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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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범야권에선 차기 대선 주자에 대한 윤곽이 잡혀가는 여당과 달리 뚜렷한 후보가 없다. 인물난에 시달린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2017년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여권 주자와 비교할 때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고르기가 쉽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년 전인 2017년 4월 5일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당내에선 ‘김종인 대망론’이 시나브로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핵심 당직자는 “당내 후보군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출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승리한 뒤 김 위원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나갈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5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위원장은 대선 출마 경험도 있다. 2017년 4월 개헌 등을 내세우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당시 도전은 1주일 만에 끝났다. 국민의 마음을 얻기에는 힘이 부족했다며 출마 의사를 접었던 것.

이런 이유로 이르면 이달 시작되는 지역구 당무감사에 당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당명을 개정하고 새로운 정강정책을 채택한 김 위원장이 당협위원장 등 당 조직을 정비하는 작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세력 확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떠날 시점이 언제인 지 잘 알고 있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또 “내년 4월 보궐선거까지만 비대위원장를 맡겠다고 약속을 한데다 (자신이) 상황 변화에 따라 약속을 바꾸는 사람은 아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공식 반응에도 불구하고 당내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출마가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며 견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의 한 당직자는 “김 위원장이 대선 야심이 있으면 그 순간 당이 망가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대선 도전 의사를 비칠 경우 당이 급속하게 내부 분열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지금은 야권 대선 후보군의 지지율을 최소 5% 이상으로 올리도록 당에서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다”며 “요즘 김 위원장의 행보에서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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