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석, 통합당 비대위서 ‘서울시 섹스 스캔들’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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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6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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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석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서울시 비서실 직원 성폭행 사건 등 성범죄를 거론하며 ‘섹스 스캔들’이라고 가볍게 지칭해 논란이 일었다.

정 위원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조문의 시각을 지나 심판의 시간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는 두 가지 진실을 밝힐 때가 됐다”며 “첫째는 박원순 성추행, 서울시 섹스 스캔들 은폐 의혹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지 않는 저급하고도 비겁한 행태는 여성을 향한 여당의 젠더감수성 민낯이 얼마나 가식적이고 기만적인지 알만하다”며 “두말 할 필요 없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감사가 필요한 실정이며 이는 정쟁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같이 풀어야 할 상식의 문제라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을 고소한 피해자에 대해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한 여권의 발언을 ‘2차 가해’라고 비판하면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등 성범죄를 ‘섹스 스캔들’로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위원은 두번째 밝혀야 할 진실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스위스 유학 자금 출처 의혹을 언급하던 도중 쪽지를 전달받은 뒤 “아까 말한 ‘섹스스캔들’은 성범죄로 규정하고 싶다”며 “피해 여성이 관계를 했다는 증언은 없지만 여전히 서울시 내에서 자행되고 있는 여러 성추문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일부 언론에 “(해당 발언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발생한 직원 성폭행 의혹 사건을 지칭한 것”며 “아직 법적으로 확실하게 증명이 안 된 거라 편의상 ‘섹스 스캔들’이라고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즉각 비판에 나섰다. 그는 “피해자는 수년간 성희롱과 성추행의 고통을 당해왔다는 것이 피해 요지인데 느닷없이 ‘섹스 스캔들’이라니 이 무슨 저열한 발언인가”라며 “이는 사실상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함 등에는 전혀 관심 없이 이 사안을 키워서 정쟁으로 만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한심하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를 위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이용해 정쟁을 키우려는 통합당, 스스로의 저열함을 다시 돌아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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