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美 독립기념일행사 DVD 보내달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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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0일 0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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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없어, 우리에게 무익”
“비핵화 않겠다는 게 아니다”
“미국에 위협 가할 생각없다, 김정은, 트럼프 재선 기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0일 발표한 대미 담화에서 연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미국 독립기념일 축하행사에 관심을 보이는 등 미국에 대한 개인적인 친근감을 드러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 말미에서 “며칠 전 TV 보도를 통해 본 미국독립절기념행사에 대한 소감을 전하려 한다”며 “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데 대하여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측에 DVD를 보내 달라는 강력한 요청으로 풀이된다.

김 제1부부장은 또한 “나는 원래 남조선을 향해서라면 몰라도 미국 사람들을 향해서는 이런 글을 쓰기를 원하지 않았다”며 북미 대화 일축을 거론한 것이 자신의 진의와는 다를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김 제1부부장은 “(정상회담은)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올해 중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는 담화 처음에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며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때문”이라고 북미정상회담 깜짝 개최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뒀다.

김 제1부부장은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한데, 이는 제재 해제를 염두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나는 ‘비핵화 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제1부부장은 북미 정상 간의 친분을 거듭 강조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승리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김 제1부부장의 담화는 모든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고,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소개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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