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할 것”…윤석열 겨냥 지휘권 발동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일 2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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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0.7.1/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0.7.1/뉴스1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지금까지는 지켜봐왔는데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면 저도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했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왜 이렇게 혼란스러운가 상당히 고민했고, 지켜보기 어려운데…”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추 장관의 이날 발언을 놓고 검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발동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추 장관은 “최고 통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개입할 상황까지 갔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에는 “현재 조사 중으로 신속히 조사가 끝나면 제가 책임지고 또 지휘 감독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데 대해 “검찰 사무에 대한 최종 지휘 감독권자로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사이의 충돌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송구하다”고 했다. 이 문제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검찰 내부의 문제다. 청와대가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추 장관은 박범계 의원이 ‘장관님의 지휘 감독이 먹히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하자“아직 제가 지휘에 나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저의 아들 신상문제가 언론에 미주알고주알 나갔다. 제가 보호하고 싶은 아들의 신변까지 밝히는데 대단하다, 경이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고 감탄했다”고 했다. 이어 “더는 (아들을)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저는 참지만 저의 아들 같은 경우는 군 복무를 하루도 빠짐 없이 했고 사실 한 쪽 다리 수술을 했다”며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면 다시 신체검사를 받으면 (군대를) 안 가도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당내 율사 출신 의원들과 비공개 회의를 갖고 추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추진을 논의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오늘 해임건의안을 검토하고 제출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면서도 “(의원들의) 의견을 더 수렴해보겠다”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인 박형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얼마 전 대통령이 총장과 잘 협의해서 검찰 업무를 처리하라고 장관에 지시했는데 이를 어기고 총장에 지시를 강요하는 상황이다. 헌법상 보장된 야당의 권리인 해임건의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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