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원장 “김정은 유고시 北 집단지도체제…김여정, 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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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 자체가 위험한 수술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은 22일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유고 시 북한에 중국식 집단지도체제가 꾸려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김 위원장이 중태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고 상황에서 직후에는 집단 지도체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단 위기를 극복하는 체제가 아마 꾸려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단은 김여정을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지만”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북한 내) 정치적 반대세력이 없다. 기본적으로 유고가 생겼을 때는 다 같은 배를 탔다. 아마 플랜들이 다 돼 있을 것”이라며 “나중에 권력 투쟁이 돼서 (북한 집권세력이) 갈라질지는 몰라도”라고 설명했다. 백두혈통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오빠인 김 위원장 유고시 전면에 나설 수는 있어도, 실상은 집단지도체제가 꾸려져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 원장은 김 부부장이 집단지도체제 이후 권력을 승계할 가능성도 유동적으로 봤다. 그는 “집단(지도)체제로 가다가도 그 다음에는 김여정으로 가는 건 아닌가”라는 질문에 “싸워야 하는 거죠”라고 답변했다. “딸이기 때문인가”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김정은 위원장만 해도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집권 이후) 9년이 됐지만 (정권 안정화에) 5~6년 걸렸다고 얘기한다”고 했다.

김 원장의 발언은 김 부부장이 같은 백두혈통이긴 해도 김일성 주석 밑에서 오랜 후계자 양성 과정을 거친 선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오빠인 김 위원장과는 상황이 다를 수 밖에 없지 않으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도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지난 2011년 말 이후 장성택 등 정적들을 제거하며 정권 기반을 닦는 데만 5~6년이 소요됐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김 위원장 중태 가능성에는 무게를 싣지 않았다. 그는 김 위원장이 스텐트 삽입 시술을 하고 현재 입원해 있는 게 아닌지에 대해 “저도 뭐 만약에 병원이라면 아마 그쪽이라고 추측을 한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그 자체가 위험한 수술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러다 보면 쉬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몸이 아픈 상황에서 구태여 공식적인 (행사에) 갈 리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앞서 미국 CNN은 20일(현지시각)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최근 큰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이후에 ‘중대한 위험(grave danger)’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특이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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