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4면에 양덕온천문화휴양지의 건설 중인 모습이 담긴 사진 23장을 공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의 108번째 생일 ‘태양절’을 맞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완공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원산갈마지구 개장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을 비롯해 다수 매체들은 앞서 북한은 오는 15일 원산갈마지구를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혀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9년 4월 원산갈마지구 건설장 현지지도에 나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해수욕 계절이 끝난 올해 당 창건 기념일까지 바삐 그 무엇에 쫓기듯 속도전으로 건설하지 말고 공사 기간을 6개월간 더 연장하여 다음해 태양절(김일성 생일, 4월 15일)까지 완벽하게 내놓자”고 주문했다.
원산갈마지구는 삼지연시, 양덕온천문화휴양지와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점 건설사업으로 꼽혀왔다. ‘자령갱생’에 기초한 경제건설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관광산업을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외신은 원산갈마지구의 완공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2일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4월 개장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9년 말을 기점으로 공사 속도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일부 옥상 건물에 지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영장이나 전망시설 등은 마무리되지 않고 시멘트 색상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도 지난 9일 기준 ‘플래닛 랩스’와 ‘구글 어스’ 등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해안가를 따라 건설된 건물 상당수는 공사를 마친 듯 정돈된 모습”이라면서도 “남쪽 등 일부 구역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인 듯 흙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위성사진만으로는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이들의 주장처럼 북한이 실제 공사 건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 이유로는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꼽힌다. 건설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라면 여러 건설 인부들이 한자리에 한데 모여 일을 해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할 경우 건설 사업을 제때 진행하는 데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장기화되고 있는 대북 제재와 어려운 경제난에 공사에 필요한 자재나 투자확보가 어려웠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북한은 원산갈마지구의 완공일을 두 차례 늦춘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원산갈마지구 완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을 연일 선전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3월11일 1면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내부공사와 원림녹화사업’이라는 기사를 싣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에 참가한 군인건설자들과 일군들과 건설자들이 맡은 대상에 대한 내부공사에 힘을 넣고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달 9일에는 ‘우리식 건설공법들의 창안도입’이라는 기사를 통해 “우리 식의 해안관광도시로 일떠서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장에 달려나간 대학의 연구사들은 고층건물기초공사를 위한 새로운 건설공법들을 창안도입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 17일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오는 10월10일인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완공하라고 주문한 이후에, 북한 내 건설 계획이 전반적으로 흔들렸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제는 완공이 되더라도 코로나19 탓에 갈마원산지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며 김 위원장의 관광산업 구상이 차질없이 이뤄지느냐의 문제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당시인 1월 말 국경을 닫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화를 벌어들일 외국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건 현재로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동안 관광산업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북한도 인지한 것으로 전문가들도 보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지난 13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14기 3차 회의 및 노동당 정치국회의 특징 분석’ 자료를 내고 “중요대상 건설 강조점이 기존 삼지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등에서 평양종합병원(보건) 건설, 김책제철소 산소분리기(에너지) 설치로 이전했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장기간 관광 수요 저조를 예상해 보건 및 자원절약 관련 긴급사업으로 강조점을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 정부도 원산갈마지구 개장에 대한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북측이 완공 목표율을 제시했고 이후 이에 대한 추가적인 발표가 없다는 점에서 아직은 우리가 (완공여부를) 판단하기 좀 이르다”면서 “조금 더 두고 보고 판단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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