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4일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순위투표 등을 위한 중앙위원회의를 개최했다. 투표를 통해 순번을 배분 받은 총 31명의 비례대표 후보 가운데 최소 7명은 진보개혁진영 비례연합정당에 파견될 예정이다.
다만 일부 비례대표 후보들은 당 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 회장단의 ‘특정 후보 투표 독려’ 문자 발송 사실과 관련해 당대표 면담을 요청하며 항의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에는 이해찬 대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윤호중 사무총장, 이석현 중앙위 의장, 신동근·전순옥 중앙위 부의장, 우상호 당 비례대표추천관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라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게 되면서 전에 비해 축소된 규모다.
지도부는 모두발언에서 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명분을 연신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이란 반칙과 편법으로 의석을 도둑질하려 한다”며 “민주개혁진영의 연합정당으로 반칙과 편법을 응징하고 유권자 민심 그대로의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통합당 및 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겨냥 “원래 취지인 소수당의 국회진출을 마련하고 다양한 의견이 국회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연동형비례제를 채택했지만 (의석) 도둑질로 그동안 우리가 추진해온 검찰청법, 검경수사권 독립 등 모든 법을 공수처법까지 포함해 퇴행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24만명이 넘는 당원이 74.1%의 압도적 비율로 참여를 결정했다. 그 뜻을 받들어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낙연 위원장은 “거대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하고 자신들의 의석을 국민지지보다 훨씬 더 늘리겠다고 나섰다”며 “그래서 우리 당원 동지 여러분은 거대야당의 나쁜 의도를 저지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조금이라도 살려내자고 전당원 투표를 통해 뜻을 모아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세 개의 싸움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며 “코로나 전쟁에서 이기고, 경제사회의 위축을 이겨내고, 21대 총선에서도 이기자”고 강조했다. 이어 “비례대표 후보순위도 그 세 개의 싸움에 우리가 이기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도록 여러분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석현 의장은 “우리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채택할 때만 해도 통합당이 그러한 꼼수를 쓰리란 생각을 차마 못했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꼼수를 허용하리란 예측을 하지 못했다”며 “마치 권투시합 링 위에서 발을 써도 좋다는 충격적인 해석”이라고 했다.
이 의장은 “그런 차에 마침 시민사회와 군소정당들이 꼼수에 의한 통합당의 1당을 막아야 한다는 결단으로 우리 당에 제안을 해 왔다”며 “이 자리에 계신 후보들께서 좋은 성적을 거두시고 말번까지 모두 당선되는 의외의 큰 실적을 거두길 충심으로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결과는 오후 6시 최운열 당 선거관리위원장에 의해 발표된다. 이날 순번을 배분 받은 후보자 가운데 최소 7명은 내주쯤 출범이 예상되는 비례연합정당에 파견돼 총선을 치르게 된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뉴스1과 만나 “(7명이라는 숫자는) 당선 안정권 이내에 7명이라는 의미”이라며 파견 인원이 늘어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다만 한 최고위원은 “구체적인 파견 인원은 오늘 정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비례대표 후보 순위투표는 제한경쟁분야(10명), 일반경쟁분야(21명)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제한경쟁분야 후보는 Δ1번 여성장애인(김효진·최혜영·홍서윤) Δ2번 외교·안보(김병주·전원근) Δ9번 취약지역(강채리·남칠우·정종숙) Δ10번 당무발전(이한규·정지영) 등이다.
일반경쟁분야 후보는 지난 11일 국민공천심사단 투표를 거쳐 발표된 이들로 남성 8명, 여성 13명이다. 남성 중에는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영입인재 20호인 핵융합전문가 이경수 박사 등이 포함됐다. 여성 중에는 영입인재 12호인 고(故) 김태호 군 어머니 이소현씨, 이수진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있다.
중앙위 개의에 앞서서는 일부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당 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 회장단의 ‘특정 후보 투표 독려’ 문자 발송이 불공정하다며 이해찬 대표와의 면담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한 일간지는 회장단이 전날 후보 8명에 대한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당 선관위가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회장단은 중앙위 500여명 가운데 30%가량인 149명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취약지역 분야의 강채리 후보는 뉴스1에 “당 차원에서 문자가 간 것이 말이 되느냐. 명단에 있는 후보 외엔 들러리가 아니다”라며 당대표 면담을 요구했다. 또 다른 후보는 “이미 문자가 유포됐는데 어떡할 것이냐”고 항의했다.
이에 당 관계자는 “법률적 검토를 거쳐 법적인 문제가 있으면 법적으로 처리할 것”이랄며 “선거투표 직전 이러한 내용을 공지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중앙위는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후보자 추천을 위한 순위투표’ 외에도 ‘당헌 개정의 건’, ‘중앙당 2019년도 결산 및 2020년도 예산안 의결의 건’을 상정했다. 모든 의결은 온라인 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당무위에서 ‘온라인 투표에 의한 의결(당규 제5호 2절 12조의 2)’ 조항을 신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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