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호스트 日…文대통령 모두발언 중 취재진 퇴장시켜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24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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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26일 이후 1년5개월만에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중국 쓰촨성 청두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정상회담의 준비를 맡은 ‘호스트’가 일본 측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에는 우리가 호스팅을 했었기 때문에 올해에는 일본에서 호스팅을 하고 있다”라며 “의제와 장소, 시간 등을 외교부가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측은 24일 오후 2시(현지시간) 예정된 정상회담 시간이 임박하자 정상회담 장소인 샹그릴라 호텔 3층을 점검했다. 일본측에서 취재진 배석과 정상회담 참석자들의 동선을 체크했다.

오후 2시4분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장에 먼저 입장해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 1분 후 문 대통령이 입장해 아베 총리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한 후 태극기와 일장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포토타임이 끝난 후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자리에 착석했다, 우리측 배석자들은 다소 늦게 입장했다.

한국과 일본어 순차통역으로 진행된 회담에서 정상회담 호스트인 아베 총리가 먼저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일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며 “저로서도 중요한 일한관계를 계속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오늘은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약 1분간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의 얼굴을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때때로 참모들을 번갈아 바라보기도 했다.

곧이어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시작했고 약 4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려면 직접 만나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교역과 인적 교류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상생 번영의 동반자”라며 “잠시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말하자, 아베 총리는 잠시 눈을 지그시 감고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청취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 문화, 인적 교류를 비롯한 협력을”이라고 말을 이어가는 사이 정상회담의 호스트인 일본측이 취재진 퇴장을 요구하면서 문 대통령 발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상회담 현장이 부산스러운 가운데 문 대통령은 “양국 간 희망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발언을 마쳤다.

양 정상은 당초 예정시간이었던 30분보다 15분을 넘겨 총 45분간 대화를 나눴다.


(청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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