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무산된 남북축구, 이메일 중계…영상은 17일경 뒷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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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5일 1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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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 북한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 북한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9년 만에 평양에서 펼쳐지는 남북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결국 ‘깜깜이’로 진행되게 됐다. 지구촌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2019년, 북한의 비협조로 이메일로 시간 차를 두고 현장 상황이 중계되게 된 것이다. 북한은 경기영상을 녹화한 DVD를 남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 설치된 프레스센터에서 인터넷 사용을 보장받았다”며 “이메일 등의 수단을 동원해 경기 상황을 한국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협회 직원 2명이 기자 지위를 확보해 AD(등록인증)카드를 받았다”며 “현장에서 기자 역할을 하면서 경기장 소식을 남쪽에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진행 상황은 평양에서 전해오는 소식을 대한축구협회가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평양에서 서울로의 전화 연결은 제3국 경유를 통해 연결되고 있다. 이 당국자는 “남북이 직접 전화 연결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속보를 전하는 데는 전화보다는 인터넷이 유리하니 방법을 고민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전달 받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한 메신저 사용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숙소인 고려호텔에 있는 인터넷으로 메신저 등 여러 개를 시험해봤는데 안 되는 것으로 확인했고, 경기장에서도 사용이 안 되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경기 DVD는 선수단이 귀국하는 17일 국내로 반입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경기 영상 DVD를 우리 측 대표단 출발 직전 제공하기로 했다”며 “우리 대표단은 16일 오후 5시 20분 평양에서 출발, 베이징을 경유해 17일 새벽 12시 45분 인천에 도착한다”고 했다.

이어 “(영상이) 곧바로 방송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기술적인 체크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간은) 제법 지나지만 직접 영상을 국민들이 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남자 축구 대표팀이 평양에서 경기하는 것은 지난 1990년 남북통일 축구 이후 29년 만이다.

영국 BBC는 15일 남북 축구전을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경기”라고 칭하고 “두 팀이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맞붙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런데도 생방송도 없고 관중석에는 한국의 팬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FIFA의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 또한 이번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평양으로 이동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2023년 열리는 여자월드컵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것을 국제사회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동의했고, 북한은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남측 취재진과 응원단의 방북 문제 등을 북측에 타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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