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모멘텀 잃을라…靑, 북미 결렬에 착잡 속 상황 파악 주력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6일 1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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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오전 안보실 등 결렬 소식 보고 받아
미국과 긴밀한 소통 통해 상황 공유 받을 예정
靑 "북미결렬 속 중요한 것은 대화 모멘텀 유지"
7일 주재 수보회의에서 북미 메시지 발신 '주목'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 만에 재개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또다시 성과 없이 종료된 데 대해 청와대는 신중함을 유지하면서도 대화 동력의 불씨를 이어나가기 위해 상황 파악에 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협상 결과를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그간 북미 대화 국면을 ‘천금 같은 기회’, ‘유리그릇’, ‘기적’ 등으로 빗대며 상황을 조심스럽게 관리해왔다. 자칫 잘못하면 평화 프로세스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이번 스웨덴 스톡홀롬 협상 역시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진전이 나오길 바란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북미는 끝내 ‘새 판’에 대한 이견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실무협상을 끝냈다.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과의 회담을 끝낸 뒤 북한대사관으로 돌아와 취재진에게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며 불쾌감을 강하게 표출했다.

미국의 ‘새 접근법’이 북한의 기대 수준에 부응하지 않았다는 점이 협상 결렬 요인으로 꼽혔다. 김 대사는 “스톡홀름 회담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결렬되었다. 불쾌했다”며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결렬 소식 직후 신중한 낙관론을 보여왔던 청와대 곳곳에선 아쉬운 목소리가 표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래도 이번 실무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나오길 바랬는데, 막상 ‘결렬’ 소식이 나오니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새 판을 짜는 하나의 과정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청와대는 대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양측의 입장을 교환할 수 있는 장(場)이 마련됐고, 추가 대화 가능성 여지를 남겨둔 만큼 이제 대화의 시작이라는 기대감도 일부 감지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실무협상의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점이 중요하다”며 “이를 계기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실무 협상에 대해 북미 간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포인트 중 하나다. 김 북한 대표는 ‘결렬’이라는 용어를 통해 불쾌감을 표출한 반면 미국 국무부는 ‘좋은 논의(good discussion)’이라는 단어를 통해 협상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2주 이내에 스톡홀롬에서 재논의 의사로 함께 밝혔다. 실무 협상을 통해 미국 측의 차후 대화 의지가 분명히 확인됐고, ‘새 접근법’에 대한 북한의 불만족 의사 역시 알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실무 협상의 결렬 요인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고 앞으로 상황 관리를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 역시 이날 오전 협상 결렬 소식을 정 실장으로부터 보고 받았다고 한다. 미국 NSC와도 긴밀한 소통을 통해 북한 측에 제시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상황 공유도 받을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의 양측 입장을 바탕으로 대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 번에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대화 모멘텀 유지’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7일 주재하는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북미를 향한 메시지를 발신할지도 시선이 쏠린다. 어떤 형태로든 외교안보와 관련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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