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사퇴에 시험대 오른 ‘윤석열호’ 5일 또 인사…지명 뒤 64명 사의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2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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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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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59·사법연수원 23기)이 총장후보자로 지명된 지난 6월17일 이후 한달 보름여 만에 검사 64명이 옷을 벗으며 ‘윤석열호’의 리더십이 예상치 못한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윤 총장의 친정체제는 공고해진 반면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검사들은 사실상 좌천되자, 인사만 봐도 검찰의 중립성 확보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 이날 오전까지 집계된 사직자는 25명이다. 여기에 윤 총장 지명 이후부터 중간간부 인사 전 사직자 39명을 합산하면 사의를 표한 검사는 총 64명에 달한다.

중간간부 인사 발령일인 6일까지, 특수통과는 달리 이번 인사에서 소위 ‘물을 먹은’ 강력통·공안통의 추가 사표가 예상되고 있어 사의표명 규모가 이례적으로 더 커지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총장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로 심상찮은 검찰 내부 동요를 가라앉힐 ‘조직안정’이 떠오르는 이유다.

우선 법무부는 줄사퇴로 인한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해 늦어도 5일까진 추가인사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인사이동이 실제 이뤄지는 6일 이전까지는 공석이 된 보직을 채워야 해서다.

통상 한 해를 통틀어 검찰을 떠나는 검사가 70~80명선, 이 중 고검검사급이 40~50명선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처럼 인사를 전후해 60여명이 사의를 표한 건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윤 총장이 전임보다 다섯 기수 아래라 인사폭이 커졌고, 기수가 내려갈수록 한 기수 당 검사 수는 늘어난데 비해 주요 보직 수는 이전과 같거나 검사장직의 경우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적 이유가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줄사표가 이른바 ‘윤석열사단’ 및 특수통의 약진에 따른 ‘항의성’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검찰 일각에선 형사부 검사를 법무부 보직인사에 포함하는 등 내부 반발을 달랠 방책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후속인사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정권 인사를 겨눈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검사들이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한직으로 발령나며 검찰의 중립성 확보도 과제가 됐다. 정부여당의 검경수사권 조정안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짚는 등 반대 목소리를 냈던 김웅 대검찰청 미래기획단장도 이례적으로 법무연수원 교수로 발령났다.

이에 당장 서울중앙지검이 맡고 있는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전·현직 인사들 관련 사건에도 관심이 쏠린다. 총선을 앞두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질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엔 문 대통령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피고발인인 사건이 배당돼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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