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여름 휴가 전격 취소…靑 “집무실서 정상근무 예정”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8일 1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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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文대통령, 예정된 직원 휴가는 영향 없도록 지시"
여름휴가 취소는 처음…산적한 외교현안 감안한 듯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9일부터 8월2일까지 닷새 간 예정했던 여름 휴가를 취소했다고 청와대가 28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 문자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이 예정됐던 여름 휴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의 휴가 취소와 관계 없이 참모진들의 휴가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당초 문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 닷새 간 여름 휴가를 다녀올 예정이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대통령 휴가 복귀 이후 휴가를 떠나는 등 청와대 주요 참모들도 조를 나눠서 휴가를 갈 계획이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오후까지 휴가 진행 여부를 고민하다가 이날 오전 취소하겠다는 뜻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휴가 취소 통보와 함께 “직원들의 예정된 하계 휴가에는 영향이 없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를 할 예정이지만, 직원들의 계획된 휴가 사용 등의 상황을 고려해 매주 월요일 주재하던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는 열지 않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취소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 첫 해였던 2017년 7월28일에는 휴가 출발을 앞두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었지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주재 뒤 예정된 휴가를 떠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취소한 것은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국과의 외교 갈등과 북한의 신형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산적한 외교 현안 속에 휴가를 강행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8월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공식 휴가 마지막 날에 일본이 전격적으로 한국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를 골자로 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통과시킬 경우 대통령 차원의 즉각적인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선 고려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최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독도 영공 침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북한의 계속된 대남 비방 메시지 등 해결해야 할 외교현안이 산적한 것도 휴가 취소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률안 처리 방침이 가변적인 상황, 한반도 비핵화 등 평화프로세스 등 당면한 현안들을 대통령이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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