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협상 상대로 최선희 대신 김명길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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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6자 참여 경험 있는 ‘대미통’


이달 중순 예정된 북-미 실무협상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상대역으로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60·사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사는 과거 북핵 6자 회담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외무성 출신의 ‘대미통’이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 복수의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미국 측에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 명단을 통보했고 미국은 신임 북측 실무협상 대표를 김명길 전 대사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사는 2006∼2009년 북핵 6자회담 당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로 회담에 참여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 최선희 제1부상과 오래 손발을 맞췄고 대미 업무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베트남 주재 북한 대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도착 및 대사관 방문을 영접했다. 부임 3년 8개월 만인 4월 평양으로 돌아왔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이미 비건 대표의 북한 측 카운터파트에 관한 정보를 공유 받았지만 신원 공개를 꺼리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북-미 회담의 협상 대표 정보를 한국이 먼저 공개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북한이 마지막에 협상 대표를 갑작스레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4일 북한 실무 협상 대표에 김명길이 유력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확인해 드릴 수 없다. 양해해 달라”고 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3일(현지 시간) RFA 인터뷰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미국 실무협상 책임자를 기존의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 소속 인사로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베트남 대사가 실무협상 상대로 적격”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밀려나고 외무성 수장인 리용호 외무상이 미북 협상을 이끌되 경력이나 직급을 고려했을 때 김 전 대사가 실무를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스 국장은 김 전 대사의 협상 범위와 결정권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 대미 외교 전략을 구상하는 사람은 직급이 더 높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은 RFA에 “최선희 제1부상이 비건 대표의 협상 상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북미 실무협상#비건 협상 상대#김명길#외무성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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