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정의당 “심상정 일방해고…민주당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일 18시 24분


코멘트
정의당이 단단히 뿔났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정상화 협상에서 정의당 몫이었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 자리를 원내 1·2당 몫으로 자유한국당과 합의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정의당은 1일 “정부·여당에 협조했던 기조를 180도 바꿀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여야 4당 연대의 한 축이 흔들리고 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상무위원회의에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없이 오직 한국당 떼쓰기에만 끌려 다닌다면 개혁전선이 와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미 대표도 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 대표 간 ‘초월회’ 회동에서 “다수당의 횡포다. 예의도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당원들의 반응은 한층 격하다. 정의당 공식 페이스북에서 한 당원은 “심상정을 내몰기 위해 민주당은 한국당을 끌어들였다. 민주당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했다. 또 다른 당원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더 이상 힘을 모아달라는 호소에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썼다.

민주당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정의당은 당장 여당이 추진하는 탄력근로제 확대와 빅데이터 3법 등의 국회 처리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8일로 예정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곧 이어질 개각 정국에서 ‘정의당 데스노트’도 부담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정의당이 부적절로 공표한 후보자들은 예외 없이 낙마했다. 데스노트의 사정권이 넓어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인지 민주당은 정면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아무런 판단 없이 일방적으로 (심상정 위원장을) 해고했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 중간에 오고 간 얘기를 소상히 밝히는 것이 신뢰를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박성진기자 psj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