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앞두고 ‘이낙연 역할론’ 커져…李총리 “합당한 일 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3일 22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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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낙연 국무총리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장외투쟁으로 보수 결집을 도모하는 가운데, 여권에서도 내년 총선에 간판으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리도 이 같은 여권의 기류를 부인하고 있지 않다. 그는 지난 8일(현지시간) 에콰도르 키토에서 순방 동행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의 역할에 대해 “저도 정부·여당에 속한 일원으로 거기서 뭔가 일을 시키면 합당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내년 총선 전 국무총리직을 내려놓게 된다면, 여권의 요청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여권 안팎에서는 이 총리가 정치적 상징성이 큰 지역구에 직접 출마하거나, 여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방안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총리는 ‘총리 임기 뒤에 국가에 더 기여할 부분이 있는가’라는 대선 출마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계획을 세워놓고 사는 타입의 인간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여권 고위관계자는 “이 총리가 여권 간판으로 나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견인한다면 사실상 ‘이낙연 대망론’의 1단계가 완성되는 것”이라며 “이 총리가 차기 대선보다는 일단 내년 총선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황 대표가 보수 결집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각종 차기대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나서는 등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도 이낙연 역할론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대선주자급 인물들이 고초를 겪고 있다. 이 총리를 빼면 황 대표에 대항할 만한 대선주자급 인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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