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물세례·몸싸움…황교안 “그분들도 품어야 할 국민”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3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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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착해서 "물러가라" 구호에 물세례
전주서는 '한국당 해체하라' 피켓 시위 등
황교안 "저를 응원하는 시민단체도 있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전국 순회 장외투쟁에 나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광주와 전주 등 호남 지역을 돌았다. 그러나 5월18일을 앞두고 한국당 ‘망언’ 논란 등이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방문에 현지 시민들의 분노가 쏟아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송정역에서 조경태 최고위원과 신보라 청년최고위원, 민경욱 의원, 광주·전남지역 원외 당협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장외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황 대표가 연설을 진행하는 내내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이 ‘자유한국당 박살내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하고 “물러가라 황교안” 등의 구호를 외쳤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광주 시민단체들은 “오늘 한국당이 여기 와서 할 일은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는 것”이라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역사적 책임감을 느껴야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광주의 민심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외쳤다.

황 대표가 광주 일정을 마무리하고 전북 전주로 이동하기 위해 광주송정역 대합실로 들어가려 하자 시민단체 등이 막아서 20분 남짓 몸싸움이 벌어졌다.

일부 회원들이 생수병에 들어있던 물을 황 대표에게 뿌렸고 보좌진 등은 우산을 펴 황 대표를 보호하며 이동해야 했다. 경찰이 시민들을 제지했으나 길이 막혀 황 대표는 인파 사이에서 한동안 갇히기도 했다. 황 대표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역 대합실로 들어와 오전 11시40분 전주행 KTX를 탔다.

기차를 타기 앞서 황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5·18단체의 항의에 대해 “지역간의 갈등이 있었던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좁은 나라, 작은 나라, 단일 민족인 나라가 나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광주시민 중에도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이 훨씬 많은 만큼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 대표가 전주역 광장에 도착해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집회를 준비하는 도중 난입한 한 시민은 “황교안이 뭘 했다고 여기를 오냐. 심판을 받아야지 자기가 뭔데 오느냐”며 소동을 벌였다. ‘5.18 망언 자유한국당 해체하라’는 피켓을 든 시민들도 있었다.

전주 집회에서 황 대표는 “선거법 개정돼서 불편하시냐. 국민 경제를 살려달라고 하는데 선거법 타령으로 국회가 갈라져버렸다”며 “이 정부는 딴짓 정부다. 이래선 안 된다고 해서 우리가 나왔다. 여러분 저희가 틀렸느냐”며 시민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황 대표는 호남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저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시민단체들도 있지만, 저를 응원하는 시민단체들도 있다”며 “오늘 현장에서 보신 그 분들도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고 같이 품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5.18 유족들의 만남 요청에 대해서 “듣지 못했는데 나중에 그런 말씀이 있으면 해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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