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국회 허찌른 ‘클릭’…패스트트랙 열차 재시동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26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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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4당, 오후 8시 패스트트랙 추인 시도…충돌 ‘가능성’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4.26/뉴스1 © News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4.26/뉴스1 © News1
7년 만의 동물복귀로 회귀했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국회를 무력화 시킨 건 ‘마우스 클릭’이었다.

여야가 전날부터 26일까지 국회 본청 7층에 위치한 의안과에서 공성전을 밤새 벌였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입안지원시스템을 통해 법안 발의를 모두 손쉽게 해버리면서 무장해제를 시켜버렸다. 몸싸움을 벌였던 여야 모두 헛발질을 한 셈이다.

여야는 이날도 법안 발의를 놓고 대치를 이어갔다. 한국당은 의안과 점거를 이어갔고 민주당은 법안 발의 전략을 마련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한국당이 의안과를 점거해버리자 민주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직접 법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현재 건강상태 악화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문 의장에게 병상 접수까지 생각할 정도로 민주당은 법안 발의가 절실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5시20분쯤 민주당이 입안지원시스템을 통해 법안 발의를 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국회가 술렁였다. 한국당에선 ‘가짜뉴스’라는 분위기가 퍼졌고 정작 민주당에서도 반신반의했다.

곧이어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여야 4당이 발의하지 못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인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올라왔다.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미리 발의됐기에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을 시도할 예정인 4법이 모두 발의됐다.

이에 잠시 멈췄던 패스트트랙 열차에 시동이 다시 걸렸다. 법안 발의에 쩔쩔매던 민주당은 환호했고 철야농성을 이어갔던 한국당은 허망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전날부터 굳게 닫힌 채 노루발못뽑이, 일명 빠루에도 열리지 않았던 국회 의안과는 문이 열리며 내부에서 점거하던 한국당 인사들은 철수했다.

여야는 모두 의원총회를 열고 전열을 가다듬는 등 새롭게 전개된 정국에 대한 준비에 돌입했다.

당장 여야는 이날 오후부터 재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격전지는 의안과가 아니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꼽힌다.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 국회 본청 220호에서 사개특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정개특위 역시 비슷한 시간에 열려 선거제 개편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시도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소속 의원들과 보좌진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린 채 국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미리 한국당 의원 18명과 보좌관 1명, 비서관 1명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밤샘 농성 과정에서 국회법 및 형법을 위반했다면서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를 놓고 민주당이 상임위에 앞서 미리 엄포를 놓는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민 위원장은 한국당의 반발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런 일이 있으면 엄연히 5년 이하의 징역이나 7년 이하의 징역 이렇게 엄중하게 처벌 하도록 돼있고, 공직선거 출마가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기본적으로 한국당은 입법지원시스템을 통한 법안 발의에 대해 ‘꼼수’ ‘날치기’라고 인식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날치기 국회로 대한민국의 헌법을 무력화시키고 삼권분립을 무력화시키는 이런 행태에 대해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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