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상상도 못할 일 발생해” 질타…군 기강 확립 강조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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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 29일 주요 지휘관과 화상회의
카투사 장기 무단이탈·인터넷 도박 탕진
실리콘 지문 출근, 미사일 오발 등 지적
"국민 기대 어긋나는 상상 못할 일 발생"
"자정노력 기울여야…안일한 생각 탈피"
"인터넷 도박·성범죄에 관심 경주할 것"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최근 일어난 군대 내 사건·사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군(軍) 기강을 확립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정 장관은 지난 29일 김운용 지상작전사령관과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 등 주요 지휘관과 화상회의를 갖고 “9·19 군사합의 이후 한반도 상황은 새롭게 변하고 있고, 지금은 또 다른 안보상황에 직면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현재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엄중한 상황에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 본연의 임무완수, 군 기강 및 도덕성 유지가 필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군의관이 지문을 본떠 출퇴근을 조작하고, 정비 실수에 의한 천궁 미사일 발사, 카투사 허위보고 후 장기간 무단이탈, 무분별한 인터넷 도박 등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황의 엄중함을 명확히 인식하고 우리 스스로 의식을 전환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자정노력을 기울이라”며 “변화의 주도는 위에서부터 권위의식을 버리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 낡은 사고 방식, 안일한 생각 등을 탈피해 나가야 한다”고 질타했다.

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군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사고 등에 대해 주요 지휘관들에게 경각심을 가지라는 엄중한 주문으로 풀이된다. 또 한미 국방장관회담차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군 기강을 다잡기 위한 차원으로도 보인다.

최근 국군 양주병원에서는 군의관들이 실리콘으로 지문을 복제해 출퇴근 기록을 조작하다 군 수사당국으로부터 적발됐다.

공군에서는 정비요원들이 정비 절차를 따르지 않으면서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이 비정상적으로 발사돼 상공에서 자폭하는 큰 사고가 있었다.

또 전역을 앞둔 카투사(KATUSA·미군 배속 한국군) 말년 병장들이 무단 이탈해 집에서 생활하다 적발되는가 하면, 만취상태로 통금시간을 넘겨 부대에 들어오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한 육군 부사관은 인터넷 도박에 수억원을 탕진하고 동료들에게 거액을 빌려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군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특히 정 장관은 “사이버 방호태세를 확고히 하라”면서 “인터넷 도박, 성관련 범죄 등이 죄의식 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지지 않도록 관심을 경주할 것”을 강조했다.

또 보안 준수를 역설하면서 “정보·작전 관련 기밀들이 무분별하게 외부에 노출돼 적을 이롭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국민의 관심과 우려를 무겁게 인식하고, 군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 국민을 안심시키고 군의 명예를 지키며 스스로 떳떳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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