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또한 실제 이러한 화학무기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2017년 김정남 암살사건에서 이원화된 VX-2를 활용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상당히 진일보한 기술을 보유했으며, 실제 사용한 사례까지 만들었습니다.
생물무기에 관해서 북한은 생물무기금지협약(BWC)에 가입하고 있지만, BWC는 CWC와는 달리 효율적인 검증체제가 결여된 대표적인 군축협약으로 한계가 많습니다. 이는 생물무기의 특징 때문입니다. 생물무기란 기본적으로 세균이나 박테리아이므로 배양과 자기복제가 매우 용이하여 화학무기에 비해 은닉과 운반이 쉽고 대량으로 저장할 필요가 없으므로 통제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물무기는 손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대게 군사적 용도에 맞게 통제하기 쉽지 않아 대부분의 군대에서는 유효한 무기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생물무기를 군사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평가됩니다. 우리 국방부가 2018년 발간한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 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됩니다. 특히 탄저균은 2001년 미국 탄저균테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용지역과 범위를 통제할 수 있어 군사적 활용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생물공학과 화학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화학무기와 생물무기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어서, 북한도 그러한 기술적 발전을 무기체계에 적용해나갈 수 있습니다.
이렇듯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에 대하여 우리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국방의 차원에서는 국군화생방사령부가 존재하여 각종 생화학전에 대비할 능력을 키워나가고 있으며, 우리 군은 화생방 방호장비를 보유하여 생화학전 상황에서도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의 보호는 생화학전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생화학전에 생존하기 위하여 가장 기본적인 가스마스크나 보호복 등을 갖춰놓은 가정이 대한민국에 몇 군데나 될까요? 적지 않은 비용이 소모되므로 굳이 그런 보호장구류를 갖춰놓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있겠습니다만, 정부가 국가안보목표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안심사회 구현’으로 정해놓은 이상, 화생방 방호에서 국가적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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