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김정은 열차 이동=‘개혁개방 배움의 만리길’…준비하라는 메시지”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2월 25일 10시 21분


코멘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동아일보DB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동아일보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행기가 아닌 전용 열차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개혁개방 배움의 만리길을 떠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2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열차 이동과 관련해 “사회주의 국가 중 미국과 전쟁까지 했던 나라 중에 개혁개방을 통해서 지금 잘살고 있는 나라를 통과해 가는 과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약 4500km면, 1만 리가 좀 넘는다”며 “북한에서는 그동안 항일 투쟁 관련해서 학생들한테 배움의 천리길이라고 하는 행군을 시켰었는데, 그게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만 하기 위해서는 비행기로 가는 게 여러 가지로 편할 텐데 라고 생각하지만, 개혁개방 배움의 만리길을 가면서 북한 주민들, 그다음에 북한 내부의 회의론자들한테 확실하게 우리는 개방개혁으로 간다, 중국과 베트남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테니까 그리 알고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행원 중에 그쪽 현장에서 열심히 메모하고 돌아와서 그걸 정책으로 개발하려는 사람들이 좀 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번 북측 수행단으로 오수용 경제부장과 행정을 담당하는 김평해 간부부장이 하노이행 열차에 오른 것을 언급하며 “지금 열차 타고 다니면서 김정은 위원장하고 협의를 계속해야 될 사람들이 따라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까 이번 북미 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인 개방개혁으로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재를 어디에 앉힐 것인가, 어떤 인재들을 우리가 발굴할 것인가 하는 인재 요소도 파악하러 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정 전 장관은 중국 베이징을 거치지 않고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돌아오는 길에는 베이징을 들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잠깐 (베이징에) 들러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그동안 편의를 제공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할 수 있다”며 “특히 (북미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 다자협상에 관해 북미 간에 무슨 이야기나, 진도가 나가면 그것도 시진핑 주석과 공유해 놓는 것이 좋다. 앞으로 대미 협상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도 든든한 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