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 “직권 남용” vs 보훈처 “적법한 감독”…갈등 폭발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6일 2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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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가 재향군인회(향군)에 대해 자산매각과 구조조정 등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하면서 촉발된, 보훈처와 향군 사이의 갈등이 폭발했다.

향군은 16일 오후 1시30분께 정부세종청사 서문 앞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회원 1500여 명(향군 추산)이 집결한 가운데 ‘보훈처 규탄대회’를 열었다.

앞서 보훈처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재발방지위)는 지난 8일 무분별한 사업 투자로 향군이 5535억원 규모의 부채를 지고 있다며,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에 향군은 지난 15일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보훈처가) 일방적이고 현실성 없는 내용을 발표해 이를 언론이 부정적으로 보도함으로써 향군의 정체성을 크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정면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향군은 이날 규탄대회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보훈처가) 최근에는 향군 본연의 임무인 국가안보정책에 관한 의사결정에도 사사건건 개입하면서 남북정상회담지지 성명광고 게재, 4·27 남북정상회담 장소 환영행사를 추진한 것에 대해서도 ‘왜 향군이 이러한 행사를 하는가’ 라며 ‘정치행사금지’를 앞세워 공문까지 발송해 제동을 거는 등 대한민국 최대의 안보단체인 향군의 국가안보 정책결정 과정에 ‘해라’, ‘말아라’의 직권 남용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훈처의 이러한 도를 넘는 직권남용의 행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으며, 현재까지 보훈처 내에 잔존해 있는 적폐 세력들의 인적 청산없이는 향군의 미래는 없다는 결연한 각오로 잔존 적폐세력 척결을 관철시킬 것”이라며 “지나친 직권남용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군은 앞으로 국가안보 제2보루로서 결정한 정부의 비핵화 정책지시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민간단체인 향군에 대해 과도한 직권 남용성 행사에 대해서는 1000만 향군의 명예와 정체성에 대한 자존심을 지키고, 국민의 신뢰에 손상이 없도록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보훈처도 반박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보훈처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향군은 4·27 남북 정상회담 환영행사를 준비하면서, 지난해 4월23일 보훈처에 행사계획을 보내왔다”며 “보훈처는 재향군인회법 제3조에 따른 정치활동의 금지 의무를 안내하고, 참가하는 회원들의 사고예방 및 질서유지를 위한 자체대책을 강구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정치적 중립의무 준수와 평화적 행사 진행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훈처가 재향군인회를 관리 감독하는 기관으로서, 행사가 순수한 남북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로 진행되도록, 행사를 주최하는 향군에 법령상의 정치활동 금지 의무를 안내하고 주의를 촉구한 법령상 적법한 관리 감독 활동이자 의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보훈처의 적법한 관리 감독 활동에 대해 향군의 안보정책 의사결정에 ‘사사건건’ 개입한다거나 과도한 직권남용성의 감독권을 행사한다거나, 보훈처 내 적폐 세력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청산을 요구한다는 등의 주장은, 향군이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겠다는 불법적 주장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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