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조언 구하거나 북중동맹 과시 의도”
북·중 모두 ‘베이징 도착 전’ 방중 사실 알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함에 따라 주요 외신들도 관련 동향에 한껏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7일 오후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을 출발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다. 김 위원장은 작년에만 모두 3차례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났다.
외신들은 특히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협의가 진행 중인 와중에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새해 첫 각료회의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김 위원장과의 두 번째 회담 의사를 재확인한 데 이어, 6일엔 “회담 장소를 협의 중”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이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을 전후로도 중국을 방문했던 점을 들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회담을 앞두고 시 주석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북중 간 동맹을 과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회담 때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등 4개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현재 비핵화 문제에 관한 북미 간 협상은 그 구체적인 방법론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NHK는 “이처럼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도움을 얻고자” 김 위원장이 방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이 올 신년사에선 “미국이 일방적으로 공화국(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여의치 않을 경우 그 대안으로 중국을 택하겠다는 의미’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김 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을 전후로 북한으로부터 대미 강경 발언이 나올 때마다 ‘중국 배후론’을 제기해왔던 상황.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전쟁 상황을 염두에 두고 “북한에 부정적인 압력을 가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NYT는 “미중 간 무역전쟁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시 주석의 입장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한 문제에 관한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지난해 김 위원장의 방중은 사전에 발표되지 않았었다”며 북중 양측 모두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하기 전 관영 매체를 통해 방중 사실을 알린 점 또한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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