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아내 임종 전 이발관 달려간 이유 “마지막 충성스런 사랑 보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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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5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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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사진=동아일보 DB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사진=동아일보 DB
15일 부인상을 당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박 의원은 “7년간 제가 쫓아다니다 처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저를 선택했다. 아내와 결혼 50주년, 사실상 저랑 57년을 살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내는 제가 머리를 짧게 커트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발 열흘 후면 이발하라고 성화였다. 이발 후에는 품평을 한다”며 “아마 재수학원, 대학, 군대에 있을 때 헤어스타일의 그때가 제가 자신을 제일 사랑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제 위급하지만 저는 아내를 보고 이발관으로 달려갔다. 아내에게 마지막 충성스런 사랑을 보였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아내는 제가 새벽 샤워하면 내의, 와이셔츠, 넥타이, 양복, 안경닦이 손수건까지 침대 위에 펴놓고, 제가 입으면 남들이 저를 멋쟁이라고 한다”고 회상했다.

이어 “오늘 영정을 모시고 집에 가서 검정 양복을 입고 나오라하여 부랴부랴 다녀오니 검정이 아니라 감색이라고 다시 가란다. ‘비슷하니 됐어’하고 앉아 있다”며 “아내가 오늘 가니 저는 앞으로 이렇게 살아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병원에서 밥 먹여주고 눈을 부라리며 운동을 시켰건만 거기까지가 제 행복이었나 보다. 남편들이여! 살아 있을 때 부인께 잘 하라”라며 글을 맺었다.

이 의원의 부인 이선자 씨는 이날 오후 1시 5분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해 12월 뇌종양 수술 뒤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영안실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기 용인 처인구 용인공원묘원이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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