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인 23일 “함께 노무현이 소망하던 세상을 이어가자”고 추모했다.
박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기존의 경계를 끊임없이 넘어선 사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1987년 대우 옥포조선소 분규 당시 첫 인연을 회상하며 “노 전 대통령은 변호사로서 안락한 삶에 안주하지 않는,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의 변호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노조의 변론을 맡았다가 제3자개입금지법 위반으로 구속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았다.
박 후보는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라며 “노 대통령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의 크기도 훨씬 작았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30년 전 민의의 전당에서 새내기 정치인 노무현이 소망했던 세상을 이제 남은 우리들이 이어가야 한다”며 “더 나은 시민의 삶을 향한 노력, 앞으로도 게을리하지 않겠다 새삼 다짐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모식에 참석한다.
▼다음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페이스북 전문▼
날이 밝으면 노무현 대통령님을 뵈러 갑니다.
6월 항쟁이 있었던 1987년, 골리앗 농성의 원조라 불리는 대우 옥포조선소 노사분규 현장에서 노무현 변호사는 노동자 편에서 제3자 개입으로 옥고를 치렀습니다. 저는 그의 변호인이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기존의 경계를 끊임없이 넘어 선 사람이었습니다. 변호사로서 안락한 삶에 안주하지 않고,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의 변호인이었습니다. 3당 야합을 거부하였고, 지역구도 속에 보장된 국회의원의 길을 가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재보궐에 당선되었지만, 평생 화두인 동서화합을 위해 실패가 뻔히 보이는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에서 도전하고 또 도전했습니다.
저는 노대통령이 시대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가졌기에, 기존의 경계에 머무르지 않았고, 시대의 부름에 주저하지 않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노대통령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의 크기도 훨씬 작았을 것입니다. 그가 확장한 넓은 민주주의의 울타리 속에 우리의 힘도 강해졌습니다. 그 힘으로 민주주의를 되찾았고, 평화의 싹을 틔웠습니다.
이제 공정과 정의, 내 삶을 바꿀 개혁을 완수할 새로운 민주정부도 순항하고 있습니다. 한반도가 남북평화의 여정을 다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어, 분단의 경계선을 직접 넘어섬으로써 평화와 번영의 길을 만들던 그 때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
30년 전 민의의 전당에서 새내기 정치인 노무현이 소망했던 세상입니다. 이제 남은 우리들이 이어가야 합니다. 더 나은 시민의 삶을 향한 노력, 앞으로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 새삼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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