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평화협정과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북한측 입장\'이라며 북미 수교만 되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게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평화협정 체결 후 주한미군 주둔이 어려워지는 거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논란은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북한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철수를 그동안 쭉 주장을 해 왔었기 때문에 이쪽에서 그런 입장에 동조한다고 그럴까. 그게 방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미군 철수만 되면 통일된다는 아주 단순한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런 점에서 그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정 전 장관은 "그러나 이 문제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문제라고 뭐라고 그러냐. 선을 그었지만 제가 볼 때 이게 주한미군 문제와 평화협정 관련해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의 입장이다"라며 "그런데 이제 북한이 이번에 사실은 주한미군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그런 어떤 암시를 줬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까지 저렇게 하겠다고 그러고 오히려 빨리 지금 매듭을 짓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쉽게 요약하면 주한미군 주둔은 선대의 유훈이다. 비핵화만 유훈이 아니라"며 "1992년으로 기억하는데 김일성 주석이 당시 김용순 당시 노동당 국제비서를 미국에 보냈다. 그 때 미 국무부 부장 아널드 캔터를 만나게 했다. 그 자리에서 북한이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북미 수교만 해주면 앞으로 남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고"라고 말했다.
이어 "2000년 6월 14일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되풀이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주한미군이 냉전이 끝나고 난 뒤에 요동칠 수 있는 동북아 질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미군이 주권하에서 남북이 왕래하고 교류하고 협력해도 좋지 않냐라고 전했다. 이에 김대중 대통령이 이건 북미 정상회담 주선해도 좋겠다해서 미국한테 바로 연락했고 그걸 위해서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2000년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평양을 방문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0월 25일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한 말을 똑같이 한다. 그게 올브라이트 회고록 마담 세크러터리 465 페이지에 적혀 있다. 그러니까 통일된 뒤에도 그런 얘기까지 거기는 올브라이트가 안 적었지만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교만 해 달라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그게 아버지 때도 했던 얘기고 할아버지 때도 했던 얘기다"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종전 이후 미군이 쓰고 있는 UN군 모자는 벗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군은 남아있을 수 있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바로 그 대목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신 한미동맹의 문제다라는 얘기가 되는 거다. 그러니까 지금 그때 들어왔을 때는 UN군 모자를 쓰고 왔지만 실제로 미국이었지 않냐. 이제 평화 협정이 체결되고 나면 UN사는 결국 해체할 수밖에 없을 거다. 그렇게 되면 주한미군 사령관이 모자를 2개 쓰고 있는데 미군 사령관 모자하고 UN군 사령관 모자를 2개 쓰고 있는데 그 UN군 사령관 모자는 벗어야 된다. 그러나 그게 바로 나가야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정리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군 나가라는 조건, 미군 철수를 조건으로 했으면 처음부터 정상회담 안 하려고 했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문정인 특보에 대한 야당의 해임 요구에 대해 "아니, 그분은 청와대 안에 근무하는 사람도 아니다. 사무실도 밖에 있고 진짜 자유로운 분인데 툭하면 해임하라고 하는데 그런식으로 논란 일으킨 사람들이 야당에도 많다. 거기도 해임해야지"라고 지적했다.
북미 회담 장소에 대해선 "저는 처음부터 다른 방송에서 처음부터 결국은 돌고 돌다가 판문점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했었는데 서로 편리한 데다"라며 "북한도 편리하고. 물론 북한은 평양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불러들이고 싶을 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까지는 잘 안 가려고 생각할 거고 그러다 보면 결국 판문점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예측했다.
이어 "판문점을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음산한 곳으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하면서 사진 보니까 상당히 멋있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거기 서가지고 기자회견 내지는 선언문 발표하는 장면을 생각하니까 가고 싶었던 것 같아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30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뒤에는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질 거라고 전망한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다.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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