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첨단 ‘스트라이프’ 인민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7일 2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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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국제 정치 무대 전면에 등장한 김정은(34) 북한 국무위원장의 패션이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패션 전문가들이 흥미로운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 유명 패션 잡지는 물론이고 ‘뉴욕타임스’ ‘더타임스’ 같은 외국 일간지들도 그의 스타일에 주목해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월 신년사 발표 당시 은회색 양복에 회색 넥타이, 뿔테 안경을 매치한 것에 대해 당시 외신들은 “스타일이 서구적으로 바뀐 것은 체제 안정에서 비롯된 자신감의 표현”이라거나 “아르마니를 입은 은행가 같다”는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의 코멘트를 인용해 보도하며 큰 관심을 드러냈다.

1월 신년사 발표 당시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
1월 신년사 발표 당시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선택한 의상은 핀 스트라이프(얇은 세로줄 무늬) 패턴의 살짝 광택이 도는 검정색 인민복으로 지난 3월 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을 때 입었던 의상과 동일한 스타일이다.

인민복은 ‘모택동 슈트’라 불리며 사회주의 국가의 상징이자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북한 정치 지도자들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여기에 핀 스트라이프를 더해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조한 것. 19세기 영국 은행원들의 유니폼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핀 스트라이프 슈트는 1990년대 이후 미국 월스트리트의 금융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최근 복고풍이 유행하면서 최첨단 스타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호주의 스타일리스트 제프 락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핀 스트라이프 인민복을 ‘하이브리드(hybrid)’라 칭하며 “사람들은 그의 패션이 모택동의 클래식한 슈트인지, 최첨단 ‘월가 스타일’인지 혼란스러워 한다. 나는 두 가지 의미를 다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해석처럼 김정은 위원장은 의상을 통해 북한 체제의 정통성을 계승한 지도자이자 젊고 세련되며 협상에 능한 글로벌 정치인의 이미지를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김명희 기자 may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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