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혼외자 사찰, 국정원 윗선 지시 있었다”

  • 동아일보

당시 정보 불법조회 직원 진술
檢, 박근혜 청와대 연루여부 수사

채동욱 전 검찰총장(59)의 혼외자 개인정보 유출이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벌인 일이라는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국정원의 불법 사찰에 청와대가 연루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채 전 총장 혼외자 정보를 불법 조회한 국정원 직원 송모 씨의 직속 상사에게서 “국정원 윗선에서 채 전 총장 사찰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전날 구속 수감 중인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57) 등의 구치소 수용실을 압수수색하고 서 전 차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앞서 2014년 5월 ‘송 씨와 조오영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실 행정관(59)이 조이제 당시 서초구 행정지원국장(58)에게 채 전 총장 혼외자의 가족관계등록부 조회를 부탁했다’며 송 씨 등 3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채 전 총장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직무 범위 내의 정당한 감찰 활동’이라고 발표했다.

송 씨는 그간 수사와 재판에서 “한 식당 화장실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A초등학교 채모 군이 검찰총장의 혼외자’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며 윗선의 지시를 부인했다. 그러나 국정원의 조직적 사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향후 검찰 수사의 초점은 국정원과 청와대가 채 전 총장 축출을 공모했는지 밝히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채 전 총장은 2013년 9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나 은둔생활을 하다 지난해 5월 법무법인 서평을 설립하고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채동욱#국정원#박근혜#불법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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