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풍경만 기억해” 안희정, 제네바 출장 당시 SNS로 ‘인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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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6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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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희정 지사 소셜미디어 게시물(지난해 9월9일)
사진=안희정 지사 소셜미디어 게시물(지난해 9월9일)
안희정 충남도지사(53)의 정무비서 김지은 씨가 지난해 스위스로 출장을 갔을 때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당시 안 지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에서 인권을 강조,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였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앞서 김지은 씨는 5일 JTBC ‘뉴스룸’에서 안 지사로부터 네 차례 성폭행과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 씨에 따르면, 안 지사는 지난해 7월과 9월 각각 러시아와 스위스로 출장을 갔을 때 당시 수행비서였던 김 씨를 성폭행했다.

김 씨는 안 지사가 성폭행 후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의 비밀 대화방을 통해 ‘미안하다’, ‘괘념치 마라’, ‘다 잊어라’, ‘아름다운 스위스와 러시아 풍경만 기억해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실제 안 지사는 지난해 7월 17일부터 8월 1일까지 우호 교류협정을 맺은 러시아 레닌그라드주를 공식 방문했다. 충남도와 레닌그라드주는 2000년 우호 교류협정을 체결한 뒤 계속 교류하고 있다. 이어 다음달(9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UN 인권이사회’의 ‘지방정부와 인권 패널 토의’에 참석했다.

당시 안 지사는 ‘지방정부와 인권 패널 토의’에 참석한 뒤 소셜미디어에 “이 토론회는 대한민국 지방정부를 대표해 충남의 인권행정 사례를 발표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인권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했다. 그동안 우리는 인권이란 인간으로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권리, 즉 자유권을 중심으로 생각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인권이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로 확대되면서 인간 권리의 목록과 대상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인권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 존중하고 보호받는 인권을 넘어, 인간 권리의 목록들을 증진하고 넓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론은 안 지사를 크게 질타하고 있다. 공식 출장 중 성폭행을 저지른 안 지사가 인권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었다는 것. 이와 관련, 인터넷상에는 안 지사에 대한 조사·처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편 안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5일 오후 9시 국회 당 대표 사무실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안 지사에 대해 만장일치로 출당 및 제명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안 지사는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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