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수단 구성 협의 요청엔 ‘심드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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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15일 평창실무회담]우리측 ‘평창 포괄적 논의’ 제안에
北, 예술단 실무자만 대표단 통보… IOC회의 일주일 앞두고 ‘무관심’

북한이 첫 남북 실무회담의 의제를 ‘북측 예술단 파견’으로 좁힌 것은 이번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의도가 대외 이미지 개선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보다는 예술단 등 ‘외곽 행보’에 집중하며 과거 ‘미녀 응원단’처럼 동포애를 강조하고 부정적인 대북 이미지를 희석하는 계기로 여긴다는 것이다.

북한은 9일 고위급 회담에서 “올림픽 참가 목적의 실무회담을 열기 위한 접촉을 문서로 하자”고 합의한 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우리 측은 12일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한 3 대 3 회담을 제안했다. 대회 개막이 4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단, 예술단, 응원단 등 대표단 구성을 포괄적으로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13일 “예술단 파견만 논하자”며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을 단장으로 한 예술단체 실무자로 대표단을 꾸려 통보해 왔다. 우리도 예술단체 실무자로 격을 맞춘 만큼 15일 회담은 북측 의도에 따라 예술단 파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20일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IOC와 남북한이 만나 선수단 구성을 확정 짓기 전까지 남북이 합의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IOC에 가기 전 (선수단 구성을 위한) 실무회담은 꼭 이뤄져야 하고, 합의안이 도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IOC가 앞서 10일 남북한과의 회의 계획을 전하며 “남북한의 요청에 따라”란 표현을 쓴 것을 감안하면 남북이 먼저 회의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IOC 회의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북한은 선수단 구성엔 묵묵부답이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참가선수 수가 몇 명 되지 않는 만큼 선수단은 이미 정해 놓고, 다른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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