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국민의당 ‘바이버방’…가시 돋친 언쟁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4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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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 통합 행보에 나선 이후 안 대표와 의원 40명이 참여하는 바이버(미국 메신저) 채팅방에 가시 돋친 언쟁이 늘어나고 있다.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 간 설전이 이어지면서 “이러다 누가 방을 나가버리는 건 아닌지 살벌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안 대표는 2012년 진심캠프 때부터 보안을 이유로 ‘바이버’를 이용해왔다. 국민의당도 ‘바이버’를 이용하는 일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 관련 의혹 제보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당원 이유미 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도 바이버로 대화를 나눴다.

21일 통합을 둘러싼 끝장토론은 오후 7시에 끝났지만 의원들은 바이버로 무대를 옮겨 밤 10시가 넘도록 계속 언쟁을 벌였다. 박주현 의원이 “30명 중 (통합) 중단 의사를 표명한 20명은 들러리였나. 의총 중단을 조건으로 했던 제안은 모두 의미없는 거죠”라고 올렸다. 그러자 최명길 의원은 “ ‘10 대 20’ 자체가 진실이 아니다. 메모한 노트를 복원 정리해 올리겠다”고 응수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경진 의원은 “그만 하시지요. 결국 마지막 선택을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하렵니까. 속기록 전문 여기서 올려야할까요?”라고 했다. 최 의원은 “희망적 관측을 상대에 강요하지 않으면 끝납니다”고 했고, 박 의원도 “희망적 관측을 강요했나요”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을 가정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23일에는 장병완, 박주현, 최경환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최경환 의원은 “어떻게 당 대표가 의원총회를 이렇게 폄훼할 수 있느냐. 당 대표에게 수모를 당하다니 자괴감마저 든다”고 했다.

결국 김동철 원내대표가 나섰다. 그는 “의총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로 대립각을 세우며 분란을 가중시켜 착잡하다. 자중자애하며 말을 아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또 “민심은 조변석개다. 고공행진하는 문재인 정부 지지율도 오만불통의 이런 행태라면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의원들을 다독였다.

양측은 24일 의원총회에서도 격돌했다. 유성엽 의원은 “(당 대표가) 이런 식이면 앞으로 의총에 들어올 필요가 없다. 앞으로 안 들어와도 되느냐”고 했다. 안 대표가 22일 “의원총회는 당의 의사결정과는 별도로 존재하는 곳”이라고 발언한 것에 반발한 것이다.

이에 이태규 의원이 “최고위나 의총이나 각 기능이 있다”는 취지로 맞서는 장면이 연출돼 반대파 의원이 반발했다. 한 의원이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자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다른 의원은 “이게 의총이냐”고 소리쳤다.

장관석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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