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달만에 좌초된 ‘개혁보수’ 실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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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김무성 등 9명 탈당 선언… “문재인 정부 폭주 저지” 한국당 9일 복당
바른당 교섭단체 붕괴, 3당체제로

6선의 김무성 의원과 4선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바른정당 의원 9명이 6일 선발대로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폭주와 안보 위기 심화를 막아내기 위해 모든 보수 세력이 하나 되는 대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작은 생각의 차이나 과거의 허물을 묻고 따지기에는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 위중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견제를 위한 ‘통합’이 현 시점의 최우선 가치라는 얘기다.

자유한국당(김성태 이철우 홍문표 의원)과 바른정당(강길부 김용태 황영철 의원)의 보수통합추진위원회 의원들은 오후에 첫 회의를 했다. 본격적인 복당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한국당에 복당하는 9일 전까지 동료 의원들의 추가 합류를 설득하기로 했다. 많게는 3, 4명까지도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바른정당 소속 의원 전체(20명)의 절반 이상이 탈당하게 된다.

주 권한대행도 탈당에 동참하면서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계획이어서 바른정당 지도부는 사실상 붕괴됐다. 13일에 열리는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던 박인숙 정운천 의원은 “당이 쪼개질 것이 예상되면서 전당대회의 의미가 없어졌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바른정당 의원의 복당 절차가 완료되면 한국당은 107석에서 116석 이상이 된다. 더불어민주당(121석)의 원내 제1당 자리도 위협하는 수치다. 정기국회 중인 20대 국회는 바른정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되면 민주당과 한국당, 국민의당(40석)의 3당 체제로 재편된다.

당에 잔류하는 유승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몇 명이 남더라도 우리가 가고자 했던 길로 계속 가겠다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보수#바른정당#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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