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특조위 “보존 중인 군 자료, 일부 왜곡·변질…가짜와의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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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3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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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건리 위원장(동아일보DB)
사진=이건리 위원장(동아일보DB)
5·18 민주화운동 헬기사격 및 전투기출격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5·18특조위)는 23일 “현재 보존돼 있는 군 자료 중 일부는 왜곡되고 변질 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건리 5·18특조위원장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중간보고 브리핑에서 “5·18특조위는 한마디로 가짜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건리 위원장은 “현재 보존돼있는 군 자료 중 중요한 부분은 제대로 기재돼 있지 않고 보존연한 경과 등으로 폐지됐으며 자료 일부는 왜곡되고 변질돼 있음을 알 수 있다”며 “37년 전 군 관계자들의 진술들 중 중요한 부분들은 기억이 없다거나 사실과 다른 허위진술들이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전적인 체험수기들도 천편일률적이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기재되거나 군에 불리한 내용은 누군가에 의해 삭제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심지어 군 입장에서 부정적인 시각이나 내용이면 회송해 재작성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확인되고 있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전두환 정권이 정보기관 주도하의 위원회를 구성해 5·18 관련 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 당시) 1985년 구성된 ‘80위원회’ 등 국가계획안을 통해 5·18 관련 역사적 사실이 왜곡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그 진상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0위원회의 활동 결과가 군 기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군 자료 일부를 확인했다”며 군인들의 증언이 담긴 5·18에 관한 ‘체험 수기’ 예시를 들었다. 이 위원장은 “1981년 6월 8일 제공된 체험수기에 따르면 5월 21일 도청 앞 집단발표의 경우, 오후 1시30분 자위권 보유 천명이 하달됐다 그런 내용이고, 특히 간부급의 체험 수기에는 ‘무릎 쏴' 자세로 집단사격을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1988년 군사연구소가 발간한 체험수기는 그 내용의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고 특정사건에 대해서는 다양한 수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체험 수기의 수정과 변화에 80위원회와 같은 정부 차원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80위원회의 구체적인 활동 결과와 광주사태 백서의 존재 유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당시 주관기관이었던 안기부의 후신인 국정원의 광주사태 백서의 보전 여부에 대한 확인을 오늘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5·18특조위는 지난달 11일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과 폭탄을 탑재한 전투기의 출격 대기 의혹의 진상규명을 하라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출범해 약 40일 동안 조사활동을 해왔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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